NYT “트럼프 억만장자 내각…민심과 단절”

2025-04-21 13:00:15 게재

관세·긴축속 민생고 무감각

‘그들만의 리그’ 분노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경제팀이 초부유층 억만장자 중심으로 운영되며, 이들이 평범한 국민의 고통에 둔감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억만장자들이 국민 고통에 무감각하다”는 비판 여론을 전하며, 일론 머스크,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 ‘트럼프 억만장자 내각’이 최근 남긴 발언이 서민들의 경제 불안과 얼마나 동떨어진 인식을 보여주는지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주가가 급락하고 퇴직연금(401k)이 흔들리는 상황에도 “지금이 주식을 사기 가장 좋은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인들 은퇴자금의 “일일 변동”을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고, 러트닉 장관은 “내 장모가 사회보장연금을 못 받아도 별일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사회보장국 예산을 대폭 삭감 중인 머스크는 사회보장제도를 아예 ‘폰지 사기’로 규정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트럼프와 참모들이 “억만장자 거품 속에 산다”고 비판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연금이 끊기면 수천만 노인들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다”며 러트닉의 발언을 강하게 비난했다.

포브스의 최근 추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은 42억달러(약 5조8000억원), 머스크는 3640억달러(약 500조원), 러트닉 장관은 30억달러(약 4조1000억원)다. 베선트 장관은 신고 자산만 7억달러가 넘는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같은 인식의 괴리가 실제 여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지난 1월 46%에서 4월 41%로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43%에서 56%로 급등했다.

국민들이 트럼프 정부의 경제 정책이 자신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체감하고 있음에도, 대통령과 내각 인사들은 여전히 ‘버티면 좋아진다’는 식의 안일한 메시지만 내놓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2024년 대선 당시 ‘물가 잡겠다’며 유권자 불안을 이해하던 트럼프가 지금은 국민 고통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리학자들은 극단적인 부의 축적이 사람의 공감 능력을 떨어뜨린다고 분석했다. 미국 UC어바인의 폴 피프 교수는 “돈은 사람과의 거리를 만들고, 자신만의 세계에 집중하게 만든다”며 “많은 사람들의 삶이 어떤지 점점 감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여론조사 전문가 셀린다 레이크는 “이들은 억만장자들과 골프 치고, 저녁 식사도 함께 한다. 마러라고 같은 고급 리조트에 간다”며 “이들 중 누가 최근에 달걀 한 판이나 우유 한 통을 사본 적이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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