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 맥쿼리의 미·유럽 자산운용 인수

2025-04-23 13:00:07 게재

글로벌 확장·사업 다각화

일본 투자자 유입도 기대

글로벌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노무라 증권이 맥쿼리의 미국·유럽 자산관리 및 자산운용 사업을 18억달러(2조7000억원)에 현금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증권 트레이딩 및 투자은행 사업에 집중돼 있는 노무라의 사업 다각화 전략의 일환이다.

거래는 올해 말까지 성사될 예정이며, 이번 사업 확장은 노무라가 2008년 리먼 브라더스의 아시아·유럽 부문을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다.

노무라는 주식, 채권 및 멀티 자산 전략 전반에 걸쳐 약 1800억달러(256조3600만원)의 운용 자산을 보유한 사업을 인수하게 된다.

노무라는 이번 거래를 통해 자산운용 부문을 약 7700억달러로 키우고, 해외 고객 비중도 35%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노무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오쿠다 켄타로는 2020년 취임 이후 그룹을 자산관리와 자산운용 부문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오쿠다는 22일(현지시간)에 “이 사업을 우리 그룹에 추가함으로써 자산 관리 및 금융 산업에서 가장 높은 수수료를 가진 고성장 미국 시장에서 견고한 기반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이것이 그룹 미래 성장에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쿠다는 이번 거래 후 투자 관리 사업의 수익 중 약 60%가 일본 외 지역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현재 약 30%에서 증가한 수치이다. 그는 “회사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거래는 또 노무라의 성장세와 일본의 인플레이션 회복에 따라,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처로 자금을 옮겨가는 움직임을 염두에 둔 것이기도 하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일본 가계는 총 2200조엔(2경 2300조원)의 금융 자산 중 약 절반을 현금 및 예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노무라의 자산관리 부문을 총괄하는 크리스토퍼 윌콕스는 지난 2년간 최소 20개의 목표를 “상세히 검토했다”면서 맥쿼리의 사업이 광범위한 유통망 등 “우리에게 많은 이점을 제공하는 플랫폼”이었다고 말했다.

맥쿼리의 입장에서 이번 매각은 호주 외 지역 사모 시장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발걸음이란 의미가 있다.

맥쿼리는 2010년 미국 자산운용사 델라웨어 인베스트먼트를 4억2800만달러에 인수하며 국제 자산관리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고, 2021년에는 와델 앤 리드를 17억달러에 인수했다.

씨티그룹의 애널리스트 토마스 스트롱은 이번 매각이 맥쿼리의 핵심 자산관리 부문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전략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와델 앤 리드 인수 이후 수수료 수익에 대한 압박이 커졌고, 맥쿼리 호주 본사가 국제 사업 확장을 통해 이를 만회하려 했지만, 충분히 상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노무라의 실적은 오쿠다 CEO 체제 하에서 개선되기 시작했으며, 12월까지 3개월 동안 전년 동기 대비 두 배로 증가했다.

그러나 노무라의 주가는 올해 최고점 대비 25% 가까이 하락했으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이후 일본 금융 그룹 전반의 급격한 하락을 반영한다.

노무라는 오는 25일 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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