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건진법사 신권 뭉치 출처 추적

2025-04-24 13:00:13 게재

한은 “금융기관으로 간 것” ··· 의혹 확산

전성배씨 자택, 기업·정치권 명함 수백장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관련해 청탁 명목 금품 수수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검찰이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전씨가 수수한 것으로 알려진 다이아몬드 목걸이 행방 확인에 나선 가운데 전씨 자택에서 압수한 5000만원 신권 뭉치 출처도 추적하고 있다.

‘건진법사’ 자택 발견 뭉칫돈 검찰이 지난해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자택에서 압수한 5000만원 신권 ‘뭉칫돈’의 출처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전씨의 자택에서 나온 한국은행이 적힌 비닐로 포장된 돈뭉치. 연합뉴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박건욱 부장검사)은 지난해 12월 전씨 주거지 압수수색에서 5만원권 현금 묶음 1억6500만원을 발견했다. 이 중 신권 5000만원은 ‘한국은행’이 표기된 스티커와 비닐에 포장된 상태였다. 표지에는 금액과 함께 2022년 5월 13일이라는 날짜와 시각이 기록돼 있었다. 기기번호·발권국·책임자·담당자 그리고 바코드도 있었다.

5월 13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취임한 날로부터 3일이 지난 시점으로 검찰은 시중에서 볼 수 없는 ‘관봉’ 뭉칫돈 출처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봉권은 불법 정치자금 의혹 수사과정에서 등장한 바 있다.

한국은행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이 같은 포장상태는 금융기관에 나가는 것”이라며 “일련번호만으로는 어느 금융기관으로 나간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전씨는 이 돈의 출처와 명목에 대해 기도비라고 해명하면서도 누구로부터 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양재동 전씨 주거지와 강남구 역삼동 법당을 압수수색하면서 대기업 임원, 정치권 관계자, 법조인, 경찰 간부 등의 명함 수백장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가 차려진 2021년 12월쯤 윤 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고문료와 기도비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돈의 댓가로 전씨가 윤 전 대통령과 여권 인사들 만남을 주선했는지 의심하고 있다.

윤씨는 지난 2022년 5월 통일교 한 행사에서 “제가 3월 22일 대통령을 1시간가량 독대했다”고 발언했다. 이어 “1시간 내내 한반도 서밋 그리고 이 나라가 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전씨는 윤씨로부터 2회에 걸쳐 1000만원을 받은 것은 시인하면서도 “운세상담을 해줬다”며 불법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윤씨가 김 여사에 대한 선물로 2022년 6000만원대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전씨에게 전달한 과정과 이 목걸이 행방도 추적하고 있다. 전씨는 지난 20일 검찰 출석 조사에서 “목걸이를 잃어버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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