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경기·인천으로…짐싸는 유목민
강남 제외 매매가 9억원, 디딤돌 대출 6억원까지 … 경기·인천 거래량 늘어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서울에서 내집마련을 준비하던 수요층들이 경기·인천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7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가 시행되면 서울 외곽으로 짐을 싸는 주거 유목민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경기·인천의 아파트 거래량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와 인천에서 매매된 아파트는 총 15만743건으로 2023년 대비 약 19.4% 증가했다. 올 1분기 매매 거래량도 4만4964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5.3% 증가했다.
서울에서 내집마련에 실패한 세대는 경기·인천에서 주택을 매수하기보다 전세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와 인천의 평균 전세가율은 각각 60.79%, 63.12%로, 서울(47.81%)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7월 시행되는 3단계 DSR 이후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자부담 증가와 대출한도 축소로 서울에서 아파트를 매입하는데 제약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대출규제 등으로 지방 분양시장이 일부 숨통이 트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2단계 DSR에서는 은행권 주담대·신용대출 및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에 수도권 1.2%p, 지방 0.75%p의 가산금리를 더하고 있다. 7월 3단계가 시행되면 은행권·2금융권의 주담대와 신용대출, 기타 대출에 모두 기본 스트레스 금리의 100%인 1.5%p가 적용된다.
하지만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지방의 경우 상향폭이 일부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같은 이유로 올해 서울 외곽 수도권 분양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GTX 개통 등으로 교통이 편리해진 지역 선호현상이 뚜렷해질 전망이다. 차기 정부가 들어온 후 유력 부동산 부양책으로 거론되는 3기 신도시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서울에서 경기·인천으로 빠져나가는 인구가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