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변하는 것, 변하지 않는 것

2025-04-28 13:00:10 게재

사람들은 변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생물학적 본능일 수도 있고, 변화를 예측해 불리한 부분은 대비하고 유리한 부분은 선점하겠다는 생각에서 그럴 수도 있다.

6.3 대선이 한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된 ‘변화’는 차기 대통령과 관련한 일일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변 없이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국민의힘은 아직 김문수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4명의 후보가 경선을 치르는 중이다. 여기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개혁신당에서는 이준석 후보가, 진보당에서는 김재연 후보가 대선을 향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각 후보 진영은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판도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한 대행이 참전할지, 하게 되면 범보수 단일화는 가능할지, 그것이 대선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등. 후보에 대한 새로운 검증 사안이나 폭탄발언이 될지 모르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대선판에 어떤 ‘나비 효과’로 작용할지 모를 일이다. 각 캠프는 유권자들 선택의 향방을 예의주시하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변화를 이끌 전술을 짜는 데 한창이다.

정치권이 이렇듯 자신에게 유리한 판도 변화에 목숨을 걸 때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변하지 않는 것들’을 따져보는 게 더 의미 있는 일이 될 수도 있겠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앞으로 10년 동안 무엇이 변할 것 같으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그는 “앞으로 10년 동안 변하지 않을 것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사실은 이 질문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고 한다.

몇백년 전 조선시대나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나 변하지 않는 사실은 정치 공동체 리더를 향한 구성원들의 생각이었다. 리더인 임금 또는 대통령이 나라를 잘 이끌면 국민이 먹고살 걱정을 덜하게 되지만, 리더가 어리석은 판단으로 국정을 그르치면 내우외환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좋은 리더를 원하는 것은 시대가 변해도 달라지지 않는 사실이다.

제프 베이조스의 질문과 대답을 소개한 모건 하우절은 자신의 책 ‘불변의 법칙’에서 이런 질문을 던진다. 맞는 말을 하고 있지만 스토리텔링이 형편없어서 내가 귀 기울이지 않게 되는 사람이 있는가? 사실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너무나 간절해서, 분명 사실이 아님에도 내가 사실이라고 믿는 것은 무엇인가. 똑똑해 보이지만 사실은 헛소리만 하는 허풍쟁이는 누구인가.

제대로 된 대통령을 뽑지 않으면 결국 그 고통은 온 국민이 감당해야 한다. 이 불변의 법칙을 기억한다면 위의 질문들은 유권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질문이 될 듯하다.

박소원 정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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