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파키스탄, 미사일 타격으로 본격 군사충돌
카슈미르 테러 여파 계속
핵보유국 간 충돌에 우려
사실상 핵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7일(현지시간) 새벽 상호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으며 군사적 충돌이 본격화됐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분쟁지인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 이후 격화된 갈등이 무력 충돌로 이어진 결과다.
인도 정부는 이날 자국군이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9개 지역을 대상으로 정밀 미사일 타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신두르 작전’으로 명명된 이번 공습에 대해 인도는 테러 조직의 기반 시설만을 겨냥했다고 주장했다. 인도 국방부는 “파키스탄 군사시설은 표적이 아니었으며, 작전은 제한적이고 비확전적 조치였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달 22일 카슈미르 휴양지 파할감 인근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의 대응 차원이라는 의미다. 당시 사건으로 26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했다.
파키스탄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파키스탄 정부는 인도의 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3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다쳤다고 발표하며, 파키스탄 공군이 인도 측 목표물에 보복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교활한 적국이 파키스탄 5개 지역에 비겁한 공격을 가했다”면서 “파키스탄은 이에 강력히 대응할 권리를 갖고 있으며 이미 대응 중”이라고 강조했다.
보복 공습 외에도 파키스탄은 영공을 48시간 동안 전면 폐쇄했다. 이로 인해 수도 이슬라마바드 국제공항의 모든 항공편이 중단됐으며, 항공기들은 남부 카라치 공항으로 우회했다. 파키스탄 사마TV는 파키스탄 공군이 인도 전투기 2대를 격추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보도는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양국 간 긴장은 단순한 미사일 공방을 넘어 다양한 제재 조치로 번지고 있다. 인도는 테러 사건 직후 파키스탄과의 무역, 비자 발급, 통신, 선박 입항 등을 전면 중단했으며, 파키스탄도 인도 항공기의 영공 진입을 차단하고 인도인 비자를 취소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특히 인도가 파키스탄으로 흘러드는 인더스강 지류의 수로를 차단하자, 파키스탄은 이를 ‘전쟁 행위’로 규정하며 핵 보복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양국의 실질 국경인 실질통제선(LoC)에서는 이번 사태 이전에도 10일 이상 소규모 교전이 반복돼왔다. 무력 충돌은 이미 예견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세 차례 전면전을 벌였으며, 카슈미르 지역이 그 중심에 있었다.
현재 두 나라는 이 지역의 일부만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으면서 서로 전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국제사회도 빠르게 반응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매우 우려스럽다. 세계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 충돌을 감당할 수 없다”면서 양국에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참으로 유감이다. 그들은 수십 년, 수세기 동안 싸워왔다”며 “이 일이 매우 빨리 끝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단순한 국지적 충돌이 아닌 핵무기를 보유한 두 국가 간의 직접적 무력 충돌이라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향후 군사적 대응 수위를 둘러싼 추가 충돌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