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18A 공정으로 TSMC·삼성에 도전
MS 이어 구글·엔비디아와도
2나노급 수주 협의 진행 중
인텔이 MS와 2나노급 파운드리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엔비디아·구글과도 수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나노급으로 분류되는 18A(1.8나노급) 공정이 성사될 경우 새로 선임된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 체제에서 도약의 계기를 다지는 동시에 TSMC, 삼성전자와 경쟁 중인 최첨단 파운드리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일 주요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의 18A 공정 칩이 올 하반기부터 안정적인 양산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업계에서는 1나노대가 비현실적이라는 분석을 내놨지만, 인텔은 자신이 있다는 의지를 수차례 피력하고 있다. 인텔 관계자에 따르면 18A는 현재 시험생산 단계에 있고, 올해 안으로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달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인텔 파운드리 다이렉트 커넥트 2025’에서 나가 찬드라세카란 인텔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8A는 미국에서 개발된 노드 중 가장 진보된 기술이며 올 하반기까지 이 노드를 통해 대량 생산을 개시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인텔은 “18A보다 성능을 강화한 파생 노드인 ‘인텔 18A-P’도 초기 반도체 원판으로 이미 생산시설에 투입된 단계”라고 설명했다.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320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투입해 2개의 신규 최첨단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뉴멕시코주에서는 40억달러를 들여 선진 패키징 라인을 확충했다. 오리건주에서는 신규 300㎜ 로직·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반도체 관세가 주요 기업들의 리스크 요소로 떠오른 가운데 인텔은 TSMC, 삼성전자보다 다변화된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어 18A 공정 안정화에 성공할 경우 지정학적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파운드리 기업 중 가장 많은 미국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관세 압박으로부터 자유롭다.해외 공장의 공정 선진화 속도도 빨라졌다.
인텔은 미국 이외에도 아일랜드 제34 반도체 생산시설에서 인텔4 공정 양산을 시작하고 올해부터는 3나노 칩 제조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스라엘 제38 시설에서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사용해 고성능 칩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인텔은 말레이시아 페낭에도 첨단 패키징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18A 공정으로 인텔 파운드리가 대형 고객사를 유치할 경우 TSMC가 독주하고 있는 최첨단 공정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인텔 이사회가 공정 전문가인 팻 겔싱어 전 CEO 대신 립부 탄 CEO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파운드리 대형 수주를 본격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향후 몇 달은 인텔이 사업 전환에 성공하고, 반도체 업계에서 리더십을 회복할 수 있을지 가늠할 중대한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