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공급망 활용이 한국 경쟁력”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 노르웨이 스웨덴에 SMR 공급 추진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8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체코 법원의 가처분결정으로 최종 계약이 중단된 신규 원전 건설사업이 잘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루 전 체코 정부는 법원 가처분에도 체코전력공사와 한수원의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계약을 사전 승인했다. 체코전력공사는 상급 법원에 가처분을 기각해달라는 신청을 하는 등 사업 진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체코 정부가 한수원과 계약을 사전 승인했는데 추가할 일은.
최종 본계약 말고는 모두 사인할 수 있는 상태다. 모든 실무적인 준비를 마쳤다. 계약내용도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체코는 한수원이 경쟁사들보다 싼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했는데,
지난 50년간 원전을 건설하면서 쌓아온 노하우가 있다. 공급망을 어떻게 활용할 지 절차가 정해져 있고, 연결된 공급망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근거도 있다. 체코원전에 공급할 자재도 다 갖고 있다. 저렴하게 제공할 확신이 있다. 체코전력공사도 말했지만 우리 경쟁사들은 원전 건설을 하면서 기간이 늘어나고, 예산도 2~3배 확대되는 일을 겪었다.
●한수원도 바라카원전 건설에서 공기가 늘고 비용 추가 문제 있지 않나.
바라카는 발주사 요구에 따라 일을 추가해야 돼 기간이 늘어났다. 우리 잘못은 크지 않다. 우리가 계약한 시간과 비용 범위 안에서 건설할 수 있다는 경쟁력은 미국이나 세계 원자력 전문가들이 평가해 주고 있다. 체코에서도 바라카원전처럼 추가해야 하는 일들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것 빼고 나면 공기와 비용이 추가되지 않게 하는 게 우리 능력이다.
●바라카원전보다 경제성 확보했나.
국내에서 신한울 3, 4호기 예산이 한 호기당 6조5000억원 정도다. 그게 1.4기가와트(GW) 규모인데 체코에서는 1GW 규모니까 6조5000억원보다 줄어들 것이다. 여기서 발표한 (체코원전 계약 금액)액수가 저희가 국내에서 하는 것에 비해 꽤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해외 건설에서의 각종 불확실성을 방지할 대책을 다 동원했다. 혹시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체코전력과 어떻게 나눌 수 있는가 하는 것도 이번 협상에 다 들어가 있다. 체코도 우리가 제시한 가격이 적절한 여부를 봐야하는데, 발주처 입장에서 경제성이 맞다고 하면 계약하는 것이다.
●체코원전 최종 수주하면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어떤 역할하나.
웨스팅하우스와는 여러 분쟁을 해결했고 바라카원전 수준으로 협조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난 50년간 웨스팅하우스와 계속 협력해 왔다. 유지, 보수 사업도 서로 도와준다.
●웨스팅하우스에 유럽(슬로베니아)지역 입찰을 양보한 것은.
원전시장은 전쟁터다. 법률적으로 몹시 복잡하게 된 곳을 입찰로 뚫고 들어가려다 한수원이 힘을 다 빼버릴 수 있다. 대신 우리에게 와달라고 하는 소형모듈원전(SMR) 시장을 뚫자고 생각해서 노르웨이 스웨덴에 가서 사인하고 온 것이다. 우리나라의 SMR 공급 일정과 비슷해서 타이밍상 괜찮다고 생각했다.
●한국전력공사와 소송 문제에서 최선책은 무엇인가.
중재에 들어가는 것은 정상적인 절차다. 분쟁이 생길 것을 대비해 우리가 한전과 맺은 계약서는 한전이 아랍에미리트와 맺은 계약의 준거법인 영국법을 근거로 했다. 그래서 런던중재재판소로 간 것이지 일부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국제망신이라 할 것은 아니다. 대규모 건설사업(플랜트)을 하는 어떤 기업이든 사업이 끝난 후 큰 액수를 정산하면서 본인들끼리 협의해서 할 수 없다. (배임 등 시비를) 어떻게 책임지겠나. 중재재판소에서 다루는 동안 우리와 한전 사이에 본격 협상이 진행될 것이다.
프라하(체코) = 산업부 공동취재단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