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미국산 하이마스 첫 시험 발사

2025-05-16 13:00:04 게재

전략 강화와 군 현대화 속도

병력 충원·미국 협력은 과제

중국과의 무력충돌을 우려하고 있는 대만이 미국산 고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 하이마스(HMARS)를 자국 영토에서 처음 시험 발사했다. 5월 12일 핑둥현 지우펑 군사기지에서 실시된 훈련에서 11기의 발사대에서 총 33발의 로켓이 발사됐다. 대만 중앙통신(CNA)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를 중국의 상륙을 가정한 연례 정밀 타격 훈련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하이마스는 미국 록히드 마틴이 제작한 트럭 탑재형 무기 시스템이다. 다연장 로켓 6발을 장착하며 기본 사거리는 70km다. 육군 전술 미사일 체계 애이태큼스(ATACMS) 장착시 최대 사거리는 300km에 이른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지휘소 타격에 활용한 사례처럼 실전 효과도 입증된 바 있다.

대만은 2020년 미국에 하이마스 11기를 주문해 2024년에 인도받았고, 2021년에는 18기를 추가 주문했다. 미국 국방부와 SCMP에 따르면 두 번째 계약에는 전술 미사일 84기, 정밀 로켓 864기가 포함되며, 총액은 약 10억7000만달러다. 추가 장비는 2026년 초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시험 발사는 대만의 최근 국방 전략 전환과 맞물려 있다. 전면전 대비에서 벗어나 ‘고슴도치 전략’이라 불리는 비대칭 방어 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슝펑(Hsiung Feng)과 하푼(Harpoon) 미사일, 드론, 기뢰, 재블린, 스팅어, 스카이 보우(Sky Bow) 미사일 등이 포함된 다층 방어 구성이 특징이다. 미사일 방어 옹호 연합(MDAA), 미국 해군연구소(USNI), 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등도 이 전략의 구체적 구성을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최대 난관은 병력 충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대만군은 목표 병력 21만5000명 중 2024년 기준 78%만 충원된 상태다. 낮은 출산율과 입대 기피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에 대만 정부는 복무 기간을 12개월로 연장하고, 급여와 숙소 개선 등을 통해 지원을 유도하고 있다. 징병 홍보는 대중교통 광고를 통해 확산 중이다.

예비군 강화도 진행 중이다. 스팅어 미사일과 드론 조종 등 실전형 훈련이 이뤄지고 있으며, 향후 5년간 드론 3200대를 국내 생산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군 사관학교에서는 드론 조종 교육도 개설됐다.

대만의 전략 목표는 중국의 침공을 억지하고, 미국이 개입할 때까지 독자 방어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CSIS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의 실질적 공동 작전 능력은 미흡하다.

천밍치 외교부 차관은 “대만은 미국과 더욱 긴밀히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은 시험 당일 전투기, 폭격기, 무인기 등 항공기 31대와 군함 7척을 대만 주변에 배치했다. 대만은 이를 무력시위로 간주했다.

라이칭더 대통령은 연말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로 증액하겠다고 밝혔으나,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최대 10%까지 늘릴 것을 주장한 바 있다. 미국의 정치환경 변화가 대만 전략의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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