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SKT 해킹 대응, 무지·무능·무책임”
통신·ICT 업계 전반 정보보안 정책 검토 중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태를 무지·무능·무책임의 ‘3무’로 규정하며 “국내 1위 기간통신사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가 흔들렸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열었던 해킹사태 청문회를 평가한다면
첫 청문회에서 유심보호서비스 자동 가입 조치를 강력히 요구한 결과, 다소 늦었지만 SKT가 시정 조치를 이행했다. 해외 로밍 전체 고객들에 대한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요구도 당시 나왔는데 14일 완료됐다. 성과라면 성과다.
그러나 ‘위약금 면제’에 대해서는 SKT측이 “귀책 사유는 인정하나, 회사 존립을 고려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잘못은 기업이 했는데, 불편과 불안은 국민이 감당하는 부조리가 계속되고 있다.
초기 해킹 사고 탐지부터 신고, 대국민 공지, 유심 교체 조치까지 SKT 대응 전반에서 무지·무능·무책임 ‘3무’가 여실히 드러났다
유심보호서비스 자동가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더니 ‘통신망이 다운될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고 변명하더라. 과기부가 행정지도를 내리자 그제야 자동가입 조치를 시행하고 신규 가입자 모집도 중단했다. 일이 되는 방향으로 대응하지 않고, 어떻게든 손실을 최소화하며 상황을 모면하려 했던 SKT의 태도 자체가 국민 분노를 키웠다.
어르신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해 찾아가는 유심 교체 서비스, 택배 서비스 등도 강력히 촉구했으나 받아들이지 않더니 뒤늦게 수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위약금 면제 요구를 납득키 어려운 이유로 거부했는데 ‘신뢰의 파탄’이야말로 중장기적으로 더 많은 고객을 잃게하는 일이다.
●2차 민관합동조사 결과로 우려가 더 커졌다는 반응이 많다.
특히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와 개인정보가 포함된 서버의 감염이 확인된 점, 약 2년여 동안의 로그기록이 없는 점에서 2차 피해 우려가 심각하다. SKT와 윤석열정부의 안일함·무능함을 함께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안보, 안보 외치면서 정작 사이버 안보에 치명적인 구멍이 뚫렸단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안일함과 무능함이 겹친 결과라고밖에 볼 수 없다.
지금 국민들은 “과연 우리의 정보는 지금 안전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위기를 수습하는 동시에, 사이버 안보에 대한 국가전략을 전면 재정비할 때다.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 유세본부장을 맡고 있다. 신경쓰는 부분이 있다면
내란 사태 이후, 후보의 신변 안전을 더 이상 간과하지 않을 수 없는 중요한 문제가 됐다. 총기류 반입과 테러 모의에 대한 제보가 계속해서 접수되고 있고, 이는 단순한 우려를 넘어 실질적인 위협이 존재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방탄복과 방탄유리막 등 물리적 보호조치 강화, 당원들의 자발적인 후보 보호 활동, 온라인 유세 보강 등으로 모든 측면에서 전력을 철저히 기울이는 중이다. 우리가 처한 정치 현실의 안타까운 단면이기도 하다.
●방송토론 부단장도 맡고 있는데 주안점은 뭔지
과거엔 ‘사이다’ 이미지로 강한 추진력의 리더십이 이재명의 색깔이었다면, 이제는 내란을 완전히 종식하고 국가 위기를 돌파할 준비된 대통령의 메시지를 안정감 있게 전달하고자 한다. 소모적 논쟁보다는 대한민국을 정상화할 수 있는 안정적 국정운영 능력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