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전쟁 600일 넘겨…희생자 5만4천명

2025-05-28 13:00:14 게재

GHF 구호 시작에도

국제사회 비판 거세

가자지구 전쟁이 600일을 넘기며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5만4056명에 달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Hamas)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민간인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납치한 사건이 전쟁의 시작이었다. 그날 이후 가자지구는 폭격과 봉쇄의 연속이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5월 27일 기준 사망자 수를 5만 4056명, 부상자를 12만 3129명으로 발표했다. 특히 3월 18일 이스라엘의 공세가 재개된 이후 두 달 반 만에 3901명이 숨지고 1만2088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의 안보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INSS)는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 등 무장대원 2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가 민간 거주지를 군사 거점으로 삼아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국제사회는 민간인 희생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전쟁 장기화 속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2024년 2월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을 설립했다. GHF는 5월 27일부터 가자지구 남부 라파와 중부 알부레이지에 네 곳의 구호품 배급소를 열고 식량 배급을 시작했다. 이스라엘군은 수천 가구가 지원을 받았다고 발표했으며, GHF는 이날까지 약 8000상자, 46만2000끼 분량의 식량을 배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GHF에 대한 논란은 거세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옌스 라에르케 대변인은 로이터통신과의 브리핑에서 “GHF 방식은 실제로 필요한 구호 활동을 방해한다”고 비판했다. 유엔과 다수의 국제 구호단체는 GHF가 중립성과 독립성이라는 인도주의 원칙을 훼손하며, 원조를 정치적 도구로 삼고 있다고 반발했다.

실제로 GHF는 운영 초기부터 내부 분열을 겪었다. 5월 25일 제이크 우드 대표는 “이 계획이 인도주의 원칙을 지키며 수행되기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사퇴했고, 이어 최고운영책임자(COO) 데이비드 버크도 사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사임들이 GHF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도했다. 현재는 존 애크리가 임시 대표를 맡고 있다.

구호 활동에 대한 물리적 제약도 여전하다. 이스라엘은 3월 초부터 가자지구에 식량과 의약품 반입을 차단해왔으며, 최근 소량의 물자만 허용하고 있다. 배급소는 모두 남부에 몰려 있고, 도보 접근만 가능해 노약자나 장애인은 쉽게 지원받지 못한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남쪽으로 주민을 몰아가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GHF는 하마스가 배급소 접근을 방해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민간인의 접근 자체를 차단하고 있다고 맞선다. 구호품 배포조차 양측의 대립 속에서 갈등의 현장이 되고 있다.

한편, 5월 26일 AFP와 로이터는 미국이 인질 10명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60~70일간의 휴전을 제안했고 하마스가 이를 수용했다는 보도를 냈으나, 이는 오보로 확인됐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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