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지도자들, 미 고율 관세 간접 비판

2025-05-28 13:00:15 게재

“일방조치 경제분열 초래”

동남아시아 지도자들이 27일 아세안(ASEAN) 정상 회담을 마친 후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일방적인 무역 조치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성명에서는 구체적으로 미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부과한 고율 관세에 대한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미국은 동남아의 최대 수출 고객국가이다.

아세안 지도자들은 “우리는 관세와 기타 무역 및 투자 제한과 관련된 일방적인 조치의 지속적인 증가와 글로벌 분열의 위험 증가를 주목한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은 26일부터 27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 회담에서 발표됐다. 아세안 회원국들은 중국과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과도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아세안 회원국들은 모두 미국과의 양자 무역 적자 상위 20개국에 포함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국가에 대해 24%에서 49%에 이르는 ‘상호적인’ 관세율을 위협했다. 현재 이 관세는 무역 협상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유예되었으며, 10%의 보편적인 최소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트럼프는 또한 동남아시아의 주요 무역 파트너인 중국에 대해서도 100%를 넘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으나, 이 역시 유예된 상태다. 미국 무역 당국의 주요 과제는 중국산 제품이 동남아시아와 같은 제3국을 경유해 미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아세안 지도자들은 성명에서 “일방적이고 보복적인 무역 조치는 생산적이지 않으며, 특히 이러한 조치가 아세안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때 글로벌 경제 분열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세안 지도자들은 또 미국으로 수출될 예정이었던 중국 제품들이 자국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우리는 관련 공무원들에게 무역 우회 위험을 모니터링하고, 건설적인 해결책을 위한 기존 플랫폼을 통해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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