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관세전쟁 재점화 가능성 확대…미 고용 지표 주목

2025-06-02 13:00:59 게재

트럼프 “철강 관세 25% → 50% ↑”

중국 무역 합의 위반 비난·제재 확대

대선 후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기대

글로벌 관세전쟁 재점화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철강 수입 관세를 25%에서 50%로 올린다고 깜짝 발표했고, 중국이 미국과의 관세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판하면서 관세전쟁 격화 움직임이 다시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에는 5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구인·이직 보고서, 비농업 신규고용지표 등 미국의 주요한 경제 지표가 발표된다. 국내 금융시장은 3일 한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주목하며, 대선 후 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

◆품목별 관세 변화에 촉각 =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4일 발표될 외국산 철강 제품 관세 인상(25%→50%) 실제 진행 여부와 여타 품목별 관세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번 주에도 결국 트럼프의 관세 행보 변화가 글로벌 증시 변동성을 유발 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의 트럼프 관세(보편 및 상호관세) 무효 판결에 대해 연방 항소법원이 일시적으로 그 효력을 정지함에 따라 이달 9일까지는 기존 관세가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항소법원은 원고에 5일까지, 법무부에 9일까지 답변서를 지시했다. 재판 지연시 정부 대응과 9일 이후 해당 법원의 재판단에 따라 영구적인 효력 정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6월 관세 협상 타결에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중국을 제외한 EU, 일본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주요 아시아 교역국과의 관세 협상이 7월 상호관세 시행 유보 마감 전까지 타결될 것인지가 관세 쇼크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갈등 격화 우려 =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미국과의 관세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판하며 시장의 불안감은 증폭됐다. 다만 중국의 구체적인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자 한다는 의지였음이 밝혀졌으나 시장은 여전히 우려를 해소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는 중국의 핵심 광물 수출 통제가 트럼프의 발언 이유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희토류 자석 등 자원을 점점 차단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해서는 별도 언급 없이 미국이 반도체 수출 통제 남용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중국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핵심 광물수출을 단속한 것으로 분석. 백악관 핵심 정책 참모 스티븐 밀러는 중국에 합의의 신속한 이행을 촉구하며 유학생 비자 제한 등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이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거래 제한 기업으로 지정된 중국 기업이 자회사로 규제를 우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회사규정’을 도입할 예정이다. 거래 제한 기업의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에도 동일한 제재를 적용하는 규정으로, 이들과의 거래는 미국 정부에 허가를 받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

◆고용 둔화 시 연준 통화정책 완화 명분 확대 =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와 연준 위원들의 발언을 통한 통화정책 방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2일 발표되는 미국 5월 ISM 제조업 PMI는 지난 1월 50.9에서 4월 48.7로 3개월 연속 하락한 가운데 이번에는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4일 발표되는 미국 5월 ISM 비제조업 PMI는 지난 4월 51.6에 이어 2개월 연속 반등 가능성이 있다.

5일엔 미국의 4월 무역수지가 발표된다. 연초 들어 트럼프 관세 회피를 위한 수입 폭증으로 인해 지난 3월 (-)1405억달러로 월간 역대 최대 적자를 경신한 바 있어 이번 향방이 주목된다.

고용 지표도 중요하다. 3일(현지시간)과 5일 발표되는 미국의 4월 구인 건수와 5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전월 대비 증가 폭이 떨어지는 등 노동시장의 둔화 흐름이 예상되면서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비농업 고용자 수가 지난 3월 18만5000명으로 2개월 연속 증가한 후 4월 17만7000명으로 감소한 가운데 이번에는 12만5000~13만명 정도 추가 감소를 예상했다.

최대의 관전포인트는 미국의 월간 고용지표에서 트럼프 관세 정책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지 여부다. 지난 3~4월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폭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정책 효과의 ‘시차’를 감안해야 한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시장은 고용 증가폭이 예상치를 웃돌 때보다 밑돌 때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무역 전쟁이 그동안 견조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고용시장을 마침내 흔들기 시작했다는 인식이 부상할 수 있어서다.

◆OECD,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추가 하향 …파월 연설 및 연준 베이지북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일 새로운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지난 3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1%로 낮춘 이후 추가 하향이 예상된다. 주요국 (미국 2.2%, 유로존 1.0%, 중국 4.8%, 한국 1.5%) 변화도 관심이 모아진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일(현지시간) 연준 국제금융국 주최 콘퍼런스에서 개막사를 한다.

이 밖에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각각 2일과 3일), 리사 쿡 이사(3일과 4일),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4일),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와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5일) 등이 이번 주 모습을 드러낸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토요일인 7일부터는 통화정책 발언을 삼가는 ‘침묵 기간’(blackout period)에 들어간다. 이번 주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7~18일) 전에 연준 위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한편 월러 이사는 한국시간으로 2일 오전 9시 한국은행 주최 콘퍼런스에서 경제전망을 주제로 연설한다.

연준의 경기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은 3일 공개된다.

◆대선 후 주가 긍정적 전망 = 국내 금융시장은 3일 대선 이후 변동성이 주목된다. 신정부 정책으로 인해 주가가 상승한 업종에 대해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9번의 대통령 선거 사례를 보면 대선 이후 증시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대선 한 달 후 주가는 3~4% 올랐고, 1년 뒤 14~16% 상승했다. 대선 한달, 3개월, 12개월 후 코스피가 하락한 경우는 9번 가운데 3번에 불과하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숫자상으로 대선 이후 주가는 긍정적으로 이번 대선 이후 기대되는 것은 부동산에 비해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정책과 상대적인 매력”이라며 “이번 정부는 과거 진보성향 정부에서 반복해서 범했던 부동산 규제의 역효과를 반면교사로 삼을 가능성이 높고, 대선 직후 2차 추경 등 민생 살리기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정부 정책으로 인해 주가가 상승한 업종에 대해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대선 중 자본시장 선진화에 대한 공감대가 확인되면서 선거 이후로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는 유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상법 개정안 등 한국 주식시장의 배당성향 및 자사주 매입을 확대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정책이 시행될 경우, 외국인 자금은 정책 시행을 확인한 이후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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