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책상 치우고 간 늘공<직업 공무원>에 복귀 지시
이 대통령 “무덤 같다” … 공직사회 ‘태업’ 경고
용산 대통령실에 파견 나왔다가 이재명정부 출범 전 부처로 돌아갔던 직업 공무원들이 5일까지 전원 복귀한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의 복귀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일각에선 이번 복귀 지시가 공직사회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4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1호 행정명령인 파견(전입) 공무원 전원 복귀 명령 조치 결과 대부분의 인원이 내일(5일)까지는 복귀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체 인원은 140여명 수준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경 국무총리 후보자 등 인선을 발표하기 앞서 “용산 사무실 왔는데 꼭 무덤같다.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필기도구를 제공해 줄 직원도 없고,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고, 황당무계하다”면서 “결재해야 하는데 시스템이 없다. 지장 찍으려니 인주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곧바로 원대 복귀 명령을 해서 전원 제자리로 복귀하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3시간 후 강유정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이) 일반직 공무원들의 즉시 복귀를 지시했다”고 공식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지자 관료사회에선 화들짝 놀라며 대통령실 상황을 파악하려 애쓰는 분위기였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안 그래도 이미 돌아왔던 직원 중 일부는 이미 전화 받고 용산으로 돌아간 상황”이라면서 “인사명령이 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출장 형식으로 급하게 출근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처음엔 한두명 돌려보내는 수준으로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복귀 인원이) 10여명 이상으로 늘어난 걸로 안다”고 전했다.
볼멘 소리도 나온다. 다른 부처 관계자는 “임기 첫날부터 공무원들 기강 잡으려고 그러는 거 아니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재인정부 때 박근혜정부 시절 파견 공무원들이 인수인계를 위해 남아 있다가 하도 굴욕을 당했다고 하더라”면서 이번 정부에선 또 어떤 일이 생길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다 돌아가 버리고, 어떤 사무실에선 컴퓨터도 빼버리고, 업무의 연속성이 전혀 보장이 안 된다. 인수인계도 없이 돌아간 건 문제”라면서 “복귀 공무원 중 일부는 계속해서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도록 할 수도 있고, 빠른 시일 내에 인수인계를 끝내고 다시 돌려보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선·이재호·김신일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