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현수막 문제해결 위한 지자체-기업 동행
재활용 선순환구조 구축 기반
행안부 “상생협력 확산 기대”
행정안전부가 지방자치단체·기업과 손잡고 폐현수막 재활용 100%에 도전한다. 대통령선거 이후 폐현수막이 쏟아져나오면서 심각한 사회·환경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폐현수막 재활용 확대의 계기가 될지 관심이다.
행안부는 5일 오전 울산시 SK케미칼㈜ 울산공장에서 ‘지역과 기업이 함께 심는 순환의 씨앗, 폐현수막 재활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에 참여한 지자체는 세종시와 강원 강릉시, 충북 청주시, 전남 나주시, 경남 창원시 등이다. 기업은 SK케미칼 외에 ㈜세진플러스 ㈜리벨롭 ㈜카카오 등이 참여했다.
이날 협약식은 내년 2월부터 연간 폐현수막 50톤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하기 위해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SK케미칼 울산공장에서 개최된다.
폐현수막은 해마다 6000톤 가까이 발생하지만, 이 가운데 70%는 소각하거나 매립되고 있어 심각한 경제·환경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실제 지난해 발생한 폐현수막 5408톤 가운데 재활용된 비율을 33.3%(1801톤)에 불과하다.
특히 올해 대통령선거로 다량의 폐현수막이 발생하면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22대 총선 당시 전국에서 1235톤의 폐현수막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약 30%만 재활용됐다.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가 겹쳤을 때는 폐현수막이 2668톤 발생했지만 재활용률은 25%에 불과했다. 현수막 한장(가로 3m×세로 3.3m)을 소각하면 약 4㎏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하지만 현수막은 일반적으로 폴리에스터(PET) 소재로 제작된다. 적절한 공정을 거치면 고품질의 재생 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자원이 된다. 행안부는 이번 협약을 통해 폐현수막 재활용의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협약에 참여한 5개 지자체는 폐현수막을 수거한 뒤 지역 내 사회적기업 등을 통해 자체 재활용되는 물량을 제외하고, 남은 폐현수막을 세진플러스와 SK케미칼 등 협업 기업에 전달한다. 이를 통해 폐현수막을 재활용하고, 소각·매립에 따른 처리비용을 절감해 폐자원의 선순환구조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기업들은 지자체가 수거한 폐현수막을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세진플러스는 폐현수막을 차량용 내장재, 건축자재 등의 고부가가치 상품을 제품화한다. SK케미칼은 폐현수막을 플라스틱 원료로 생산·제공하며, 리벨롭은 폐현수막을 활용한 원료로 의류 가방 현수막 등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제작한다.
카카오는 자체 온라인플랫폼으로 폐현수막 재활용 제품의 유통과 판매를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더 나아가 폐현수막 재활용 소재로 만든 책상과 의자 등을 구매해 취약계층 아동에게 기부할 계획이다.
행안부는 이번 사업의 성과를 향후 폐현수막 재활용 활성화 정책에 적극 반영해 재활용 지침을 마련하고, 성과 분석을 통해 관련 사례를 전국 단위로 확대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환경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재활용 제품 사용을 유도하는 등 시장 확대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협약에 참여한 김현석 SK케미칼 부사장은 “대한민국 순환 재활용 선도기업으로 시장변화에 선제 대응 기반을 마련한 것 같아 기쁘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보는 “이번 상생협력을 통해 폐현수막 전 주기에 걸친 자원순환 관리로 환경을 살리고, 폐현수막을 자원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