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미중 무역 협상·경제지표…신정부 증시 부양책 영향 주목

2025-06-09 13:00:03 게재

반등세로 전환한 물가지수에 금리인하 지연 전망

코스피, 11개월 만에 2800선 돌파…3000선 넘나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 협상과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경제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반등세로 전환한 물가지수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시장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증시 부양 정책의 영향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가능성, 코스피 급등세 지속 여부 등이 주요 관심이다. 11개월 만에 2800선을 돌파한 코스피가 3000선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런던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 협의 =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이날(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을 벌인다.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한다. 지난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래 처음 시진핑 국가 주석과 통화를 한 후 진행되는 회의라 그 결과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주 트럼프와 시진핑의 통화는 큰 이벤트 없이 종료됐지만 이번 2차 협상을 두고 트럼프가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상황이다. 다만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 등 세부적인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는 이상 증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9일 이후의 미 항소법원 상호관세 판결도 간과할 수 없는 이벤트다. 지난달 29일 미 연방 무역 법원의 상호 관세 제동은 항소법원의 판단하에 이달 9일까지 상호관세 및 보편관세 효력이 유지 중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항소법원의 판결에 따라 상호관세 및 보편관세 효력이 영구적으로 금지될 지가 확정될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 ‘우회루트를 통한 관세 부과’라는 또 다른 불확실성이 생성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멕시코와 인도, 베트남 무역 협상도 진행된다. G7 정상회담을 앞두고 교착상태에 있는 미-일 관세 협상 타결여부도 주목된다. 멕시코는 철강·알루미늄 관세 미해결시 이번 주 보복 조치를 경고하고 있어 관심이다. 인도는 빠르면 이번 주 무역 협상 결과를 발표할 수 있다. 베트남은 미국과 협상을 재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19개국 입국 제한도 발효된다. 지난 4일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서명한 포고령에 따라 9일부터 아프간, 미얀마, 이란 등 12개국은 입국이 전면 금지된다. 또 베네수엘라, 쿠바 등 7개국은 부분 제한이 발효될 예정이다.

◆관세 영향 소비자물가에 영향 =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는 5월 CPI 발표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5월 헤드라인 CPI 상승률이 2.5%(전년 동월대비)로 전월 2.3%보다 높은 수준으로 전망했다. 3개월 연속 둔화에서 반등으로 전환을 예상한 것이다. 월간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0.2% 수준이 예상된다.

근원 CPI는 전년 대비, 전월 대비 모두 반등 가능성이 크다. 2~3월 둔화세를 이어가다 4월 2.8%로 정체되었으나 5월엔 2.9%로, 전월 대비로는 4월 0.2%에서 0.3% 소폭 반등이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서비스 부문 임의 소비재는 상승세가 둔화하는 반면 재화 부문에서 상승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관세가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전망이 정확하다면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 동결 전망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12일 발표되는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또한 지난 1월 전년 동월 대비 3.5%에서 4월 2.4%로 3개월 연속 하락했으나 트럼프 관세 정책 영향이 가시화되며 5월엔 반등 가능성이 크다.

13일엔 미국 6월 미시건대 심리지수 잠정치가 발표된다. 경기와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작년 12월 74.0에서 올해 4월 52.2로 4개월 연속 하락한 후 5월에는 동일 수치로 정체된 가운데 반등 여부가 주목된다.

1년 기대인플레이션도 관심이다. 올해 1월에는 3.3%에서 불과했으나 4월 6.5%로 1981년 이후 최고로 상승한 후 5월에도 6.6%로 추가 상승한 바 있다.

◆중국 5월 교역지표…캐나다 G7 정상회의 개최 = 9일 중국에서는 5월 교역지표가 발표된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 4월 전년 동월 대비 8.1%로 둔화하고, 무역흑자는 4월 962억달러로 2개월 연속 감소한 후 이번 일부 회복 가능성이 있다.

15~17일에는 캐나다에서 제 51차 G7 정상회의가 열린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참석하는 가운데 논의 과정과 공동성명서 도출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번 회의는 창설 50주년을 기념해 한국, 호주, 인도, 브라질, 멕시코, 남아공, 우크라이나 등이 초대된다. 주요 의제는 경제 안정, 세계 안보, 기후변화, 디지털 혁신 등이며, 주요 관심은 공동성명서 도출 여부, 트럼프 발언, 보호무역주의 및 우크라이나 추가지원 논의 여부, 한미 정상 간 회동 등이 될 것이다.

◆미국 10년물 30년물 장기국채 입찰 결과 주목 =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을 포함해 일본, 호주, 한국 등 10년 이상 장기국채에 대해 대형 투자자들의 선호가 감소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관련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다만 지난주 일본 장기국채 입찰이 양호한 결과를 보이면서 일부 안도감이 나타나는 가운데 이번 주 11일에는 미국 10년물, 12일엔 30년물 국채 입찰이 진행된다. 이 결과가 투자자 심리 및 금리 향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코스피 4거래일 연속 상승 출발 = 9일 오전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 넘게 오르며 상승세로 장을 출발했다. 지난 3일 대선 이후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상법개정안 재발의, 30조원대 슈퍼추경, 한은 추가 금리인하 등이 증시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28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55포인트(1.26%) 오른 2847.60에서 거래 중이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286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 17일(2868.58)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159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484억원, 개인은 570억원어치를 순매도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50포인트(0.73%) 오른 761.73이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74억원, 179억원을 순매수 중이고 개인은 688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는 전장 대비 2.6원 오른 1361.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화는 신정부 랠리, 미국의 환율관찰 대상국 재지정 등의 영향으로 제한적인 추가 강세가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미중간 관세 협상 결과가 원달러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간 관세 협상은 외환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에 중요 이벤트 역할을 할 것”이라며 “관세 협상 결과가 위안화 등 주요국 통화가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김영숙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