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국정기조 맞게…분주한 전국 지자체

2025-06-09 13:00:02 게재

국정과제 대응 전담팀 구성

지역현안 반영 위해 안간힘

새정부가 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국정을 시작하면서 지자체들도 분주해졌다. 달라진 국정기조에 대비하기 위해 서둘러 전담팀을 구성하고 대책회의를 개최하는가 하면 지역 현안이 국정과제에 포함되도록 새정부와 소통할 채널을 구축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 "산은 이전, 정부와 이견 있지만 계속 추진" 박형준 부산시장이 5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부산 공약 국정과제화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부산시 제공

9일 전국 지자체들에 따르면 광역·기초지자체별로 국민주권정부 국정과제 대응 전담팀(테스크포스)을 구성, 운영을 시작했다.

첫 도지사 출신 대통령을 배출한 경기도와 도내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들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경기도는 인수위 격인 새정부 국정기획위원회에 경기도 현안 등을 정리한 책자를 전달하고 국정과제 반영을 요청한 상태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역별 SOC사업에 대한 국비지원과 김동연 지사의 역점사업 중 대선 때 이재명캠프가 수용한 4.5일제, 기후변화 대응정책 등을 국가정책화 해달라는 게 주요내용”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정부와 협력이 긴요한 사업이 많아 관련 내용들을 취합해 건의를 준비 중이다. 성과가 검증된 서울런 디딤돌소득 고립은둔 사업 등의 전국 확대도 제안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 삶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사업이나 정책 분야에 관해서는 새정부 기조에 적극 협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도 인천발 KTX 인천공항 연장, 경인선·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인천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구축 등 숙원 과제들이 새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되도록 하는 게 목표다. 다만 국민의힘 소속인 유정복 시장이 대선 기간 이재명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며 대척점에 섰던 것이 부담이다.

부산시는 지난 5일 시 행정부시장과 정무특보를 공동단장으로 하는 새정부 국정과제 대응 부산시 전략기획단을 구성했다. 시는 물론 상공계, 시민사회계와 함께 중앙부처, 정치권 등과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동시에 박형준 시장이 직접 발로 뛸 계획이다. 해양수산부와 HMM 본사 이전, 해사전문법원 설립은 물론 전 정부부터 추진해 온 한국산업은행 본사 이전과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모든 소통 채널을 총동원해 부산공약의 국정과제화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도 지난 4일 김영록 전남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새정부 국정과제 대응 TF’를 만들었다. 전남 22개 시·군이 함께 참여하는 TF는 우선 국정과제와 3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2차 추경 등에 적극 대비하기로 했다. TF는 새정부 기조에 맞춘 세부사업 조기 발굴 및 건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대정부건의문 등을 통해 특히 최대 현안으로 꼽고 있는 2036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특별법을 제정, 국정 과제로 추진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기대에 부푼 다른 지자체와 달리 세종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열린 첫 국무회의에서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재촉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해수부의 부산 이전은 정부부처 간 국정 협의 부족과 행정 효율성 훼손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한 행정수도 완성과도 배치되는 것으로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결정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난감한 상황이다. 대구시는 홍준표 전 시장의 대선출마로 시장직을 내놓아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경북도도 이철우 지사가 최근 암투병으로 휴가 중이어서 사실상 행정부지사가 도정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대선에서 대구경북지역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 자칫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 반영에서 홀대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와 경북도는 전체 실·국이 전방위로 나서 새정부 정책기조에 맞게 일부 공약을 수정하고 새정부의 인맥찾기에 나서고 있다.

곽재우·이제형·김신일·윤여운·방국진·최세호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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