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당원 캐스팅보터’
40표 이상 … ‘강성 지지층’ 요구 커져
더민주 “정책결정때 당원 의견 물어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당원’이 당선자를 결정하는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후에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인만큼 강성 지지층들은 이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으로 표심을 전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당원투표는 12일 오전 10시부터 13일 오후 3시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9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당원들의 표심이 원내대표 선거에서 처음으로 20%나 반영되기 때문에 이들의 의사가 당락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초반이라는 점에서 정부와의 관계, 이재명 대통령과의 관계에 주로 염두에 둔 표결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6월 민주당은 당원민주주의를 내세워 국회의원만 참여하던 국회의장 후보 및 원내대표 선출에 권리당원 투표를 반영하는 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국회의장단 후보자 및 원내대표 선거를 기존 재적의원 투표로만 선출하는 방식에서 재적의원 투표 80%에 권리당원 투표 20%를 합산해 과반 득표자를 선출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민주당 국회의원이 167명 전체의 80%, 당원이 20%의 표를 행사하게 됐다. 유권자가 209명으로 늘어나 당원이 의원 42명의 표를 갖게 되는 셈이다.
당원은 한 사람처럼 움직일 수 없지만 기존의 총선 경선, 최고위원 선거 등을 고려할 때 적극지지층의 목소리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의 핵심관계자는 “당원들이 한 명이 아니기 때문에 한 쪽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락을 결정하기에 충분한 비중인 만큼 이들의 판단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 원외 친명계 의견그룹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재명정부와 함께 일할 첫 번째 원내대표가 당원이 직접 선출할 첫 번째 원내대표라는 점은 그 자체만으로 뜻깊다”며 “이재명정부도 당원의 힘으로 엄호하고 성공을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과 맺은 이 약속을 국회에서 책임 있게 실현해 나가야 할 임무가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정치철학을 공유하는 ‘이재명의 동지’ △광장의 민심을 받아 안고 완전한 내란 종식과 민생 회복, 사회대개혁을 추진할 ‘광장 시민의 동지’ △당원주권을 말이 아닌 제도로 실현할 ‘당원들의 동지’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원내대표) 본인을 포함한 모든 국회의원들이 당연하게 여겨왔던 권한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적어도 당의 중대한 정책을 결정하거나 변경할 때는 당원에게 묻고 함께 결정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민주주의자이길 바란다. 당원들이 그 길에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적 출발을 위한 당원주권시대의 개막을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어 내자”고도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