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큐, 옥스퍼드대 스타트업 인수

2025-06-10 13:00:03 게재

인수가격은 11억달러

올해 6번째 M&A 단행

2030년대에는 오류 없는(fault-tolerant)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될까.

미국 양자컴퓨팅 기업 아이온큐가 옥스퍼드대 물리학자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을 11억달러(약 1조 4900억원)에 인수하며 IBM, 구글과의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이온큐는 7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분사한 기술 스타트업 옥스퍼드 아이오닉스를 인수하는 내용의 전액 주식 거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거래 내용을 보면, 옥스퍼드 아이오닉스 투자자들은 주가 흐름에 따라 아이온큐 보통주 지분 7.3%에서 최대 11.9%까지를 배정받는다. 여기에 현금 1000만달러도 별도로 지급된다. 거래는 이르면 올해 안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아이온큐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양자컴퓨터 분야의 엔비디아가 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니콜로 데 마시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생각보다 빠르게, 더 큰 혁신이 시장에 도달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가 0과 1의 비트를 이용해 정보를 처리하는 것과 달리, 양자비트(큐비트)를 통해 연산 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끌어올린다. 신약 개발이나 복잡한 재료 분석, 암호 해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획기적인 성능 향상이 기대된다. 하지만 높은 오류율이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혀왔다.

아이온큐는 이번 인수로 2030년대 말까지 오류 없는 양자컴퓨터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논리적 큐비트 8만 개, 물리적 큐비트 200만 개 수준의 상용 양자컴퓨터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IBM이 개발한 양자컴퓨터는 1000개 이상의 큐비트를 구현한 상태이며, 오는 2033년까지 10만 큐비트 슈퍼컴퓨터 개발을 추진 중이다.

2019년 설립된 옥스퍼드 아이오닉스는 옥스퍼드대 물리학자 크리스 밸런스와 톰 하티가 공동 창업했다. 회사는 표준 반도체 칩 기반의 이온트랩 기술을 적용해 오류율을 획기적으로 낮춘 양자컴퓨터를 개발 중이다. 이번 인수로 임직원 80여명과 창업자를 포함한 모든 인력이 아이온큐에 합류한다.

아이온큐는 이미 미국 에너지부 산하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회사는 양자컴퓨터의 연산 능력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문제 해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온큐의 올해 매출은 7500만~9500만달러로 예상된다.

이번 거래는 아이온큐가 2022년 12월 이후 추진한 여섯 번째 인수다. 순수 양자컴퓨팅 전문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아이온큐는 2021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통해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최근 AI 투자 열풍이 양자컴퓨팅 시장으로 확산되면서 주가는 1년 새 약 4배 급등했다. 지난주 주가는 39.02달러로 마감했으며, 인수 소식 발표 이후 10일 오전 장전 거래에서 11% 가까이 추가 상승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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