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회사에 10년간 공짜 보증 … 공정위, 중흥건설 검찰 고발
아들 회사 핵심계열사 부상
중흥건설이 총수 아들 회사에 수조원대 공짜 신용 보증을 서다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게 됐다. ‘아빠 찬스’로 몸집을 불린 중흥토건은 그룹 핵심 계열사로 올라섰고, 경영권 승계 작업까지 마무리했다는 혐의다.
10일 공정위에 따르면 중흥건설 그룹의 사익 편취, 부당 지원 혐의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80억2100만원을 부과했다. 지원 주체인 중흥건설은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아파트 브랜드 중흥S클래스, 푸르지오 등을 보유한 중흥건설 그룹은 올해 기준 재계 20위의 대기업 집단이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2015년 7월부터 올 2월까지 중흥토건이 시행·시공하는 12개 건설·개발 사업에 연대보증, 자금보충약정 등 신용보강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중흥토건은 중흥그룹 정창선 회장의 장남인 정원주 부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계열사다. 2015년 당시엔 규모가 작아 대출이 어려웠다. 결국 중흥건설이 나서 보증을 서주고 자금 융통을 도왔다.
신용보강은 통상 지분을 가진 시공사가 시공 이익을 나눠 갖는 대가로 제공한다. 하지만 중흥건설은 시공에 관여하지 않았는데도 보증을 서줬다. 최소 181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신용보증 대가도 받지 않았다. 중흥건설의 지원으로 중흥토건이 받아 간 대출은 24건, 2조9000억 원에 달했다. 중흥토건이 이 사건과 관련된 12개 주택건설과 산업단지 개발 사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은 1조원이 넘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는 부당 지원을 토대로 2세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까지 완성했다고 봤다. 그룹 지배구조가 중흥토건을 중심으로 개편될 수 있었던 건 무상 신용보강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성홍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