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열흘…주목받는 서울 자치구
성동구 재난대응체계 눈길
은평구 진관사태극기 조명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열흘이 된 가운데 대통령 행보로 인해 주목받는 서울 자치구가 있다. 성동구는 재난대응체계로, 은평구는 ‘진관사 태극기’로 다른 지자체와 누리꾼들에게 재조명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용산구 이태원참사 현장에 조성된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을 방문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태원을 비롯한 세월호 오송 등 참사가 다시는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대통령은 취임 전 당대표 시절에도 재난안전과 관련해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조해 왔다. 이태원참사 직후인 지난 2022년 11월에는 아예 성동구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며 재난대응체계를 살폈다. 4000여개에 달하는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을 통해 재난과 각종 사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다.
구는 지난 2018년부터 구와 소방 경찰을 연계하는 동시에 무전기와 재난안전통신망을 활용해 군부대까지 핫라인을 구축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국민 안전관리에 저작권이 있지 않다”며 “성동구 안전 시스템을 전국 지방정부들이 벤치마킹해 국민 생명 안전을 지키는 데 유용하게 사용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5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첫 안전치안점검회의 현장에 정원오 구청장이 함께하면서 성동구 주가는 한층 올랐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성동만 참석했기 때문이다. 정 구청장은 누리소통망에 사진과 글을 공유하며 “지방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현장을 잘 아는 대통령 덕분에 더 힘 있게 일할 수 있어 감사와 함께 책임이 무겁게 다가온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여러 차례 공개석상에서 지방자치단체장 역량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정 구청장도 언급했다. 지난해 말 당대표시절에는 유튜브 방송에서 “단체장이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그 지역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 방송에서 그는 “정원오 구청장, 진짜 내가 봐도 잘한다”며 “나도 한때 성남시장 잘한다는 소리 들었는데 그때보다 더 잘하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은평구는 대통령이 취임 당일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선물받은 ‘진관사 태극기’ 배지와 관련해 누리꾼들에 회자되고 있다. 진관사 태극기는 지난 2009년 진관동 진관사 칠성각을 해체·복원하는 과정에서 세간에 공개됐다. 일제강점기 백초월 스님이 일장기 위에 덧그린 것으로 당시 ‘조선독립신문’ ‘독립신문’ 등과 함께 발견됐다. 김미경 구청장은 “독립운동의 염원이 담긴 이 태극기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여러차례 배지를 착용하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진관사 태극기 의미를 모르는 일부에서 ‘훼손된 태극기’라는 주장까지 나오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더 주목하는 모양새다. 태극기의 의미를 공유하는 한편 어디에서 배지를 구입할 수 있는지 묻는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배지는 국회의장실에서 자체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