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막차에 서울전역 집값 들썩

2025-06-16 13:00:18 게재

마포·양천·성동 넘어 외곽지역까지 상승 … 6월 들어 주담대 1조4천억원 증가

집값 상승세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강력한 대출규제인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시행 전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비강남권까지 가격 상승효과를 일으켰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들어 마포·양천·성동지역은 물론 성북·은평·노원·강북구 등 외곽지역에서도 아파트 가격 오름폭이 커졌다.

성북구에서는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5월 셋째주(19일 기준) 0.07%에서 6월 둘째주(9일 기준) 0.13%까지 4주 연속 상승했다. 은평구도 같은 기간 0.04%에서 0.09%로, 노원구와 강북구는 0%에서 각각 0.07%와 0.06%까지 올랐다. 마포·양천·성동지역에서 매매가격이 급등하면서 인근 지역까지 동반 오름세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강남 102.6 △서초 102.6 △송파 102.9 등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마포(102.2)·용산(101.9)·성동(102.3)·양천(102.0)도 같은 양상이다. 특히 마포구는 지난달 26일 101.4를 기록하며 전고점인 101.3(2022년 2월 7일)을 넘어섰다. 양천구도 지난달 12일 100.8로 전고점인 100.7(2022년 6월 20일)을 돌파했다.

이같은 가격 상승세는 스트레스DSR 3단계 시행일인 7월 이전에 대출을 받아 매수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6월 들어 가계대출(12일 기준)은 2조원 가량 늘어났다. 지난달에 이어 6월에도 가계대출이 5조원 넘게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7월부터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으로 대출한도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출을 미리 받으려는 수요가 6월에 몰리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분 2조원 가운데 1조4000억원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서 나왔다. 은행권은 지난달부터 밀려든 주담대 신청에 일일 접수 제한까지 두고 있다.

주담대 대출 증가는 아파트 거래 증가로 이어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4일 신고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008건으로 지난해 3월(1만230건) 이후 올 들어 두번째로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달 말까지 보름 가량 남았지만 이미 4월 거래량을 30% 가까이 넘어섰다.

서울 전역에서 가격 급등이 이어지자 정부와 서울시는 규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마포와 성동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규제 신호가 매수 불안심리를 자극해 오히려 거래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우려된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스트레스 DSR 3단계는 아주 강력한 규제”라며 “강남3구나 용산 등을 살 수 있는 자산가들 이외에는 대부분 주택 구매할 때 대출 의존도가 높은데 기준금리 인하, 공급부족 등으로 집값 상승 기대감까지 높아지면서 규제 이전에 대출 승인을 받으려는 움직임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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