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완화 기대감에 미 증시 반등, 유가 하락

2025-06-17 13:00:43 게재

반도체 3%↑· 유가 1.7%↓

전쟁상황 여전히 불확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긴장완화 기대감에 뉴욕증시는 반등하고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이란이 휴전의사를 간접적으로 미국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중동지역 갈등이 크게 악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부상한 것이다. 다만 시장은 이스라엘의 대(對) 이란 공습 지속 등을 주시하며 전쟁 리스크가 다시 고조될 불확실성도 반영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5%, S&P 500은 0.94%, 나스닥은 1.52% 상승 마감했다. 특히 반도체 관련 종목이 강세를 보이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03% 급등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며 에너지 수급 우려가 커지고 있는 1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표시된 유가 정보. 양국 갈등 심화로 우리나라가 중동 에너지를 수입하는 주요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원유의 70% 이상, 액화천연가스(LNG)의 3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은 에너지 수급 불안과 물가 급등 등 경제·산업 전반에 직접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미 달러화지수는 이스라엘-이란 휴전 가능성과 이란 핵협상 재개 가능성이 전해지며 장중 97.80 떨어지며 2022년 저점에 근접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1.21달러(1.66%) 하락한 배럴당 71.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제3국을 통해 무력공방을 억제하는 것이 상호 이익에 부합한다는 메시지를 이스라엘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미국에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동참하지 않으면 최근 중단되었던 핵협상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로이터 통신도 이란이 이스라엘과 휴전할 수 있도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 중동 걸프지역 국가들에 요청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란 지역의 제공권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진 이스라엘이 추가적인 핵시설 파괴 등이 가능한 현 상황에서 공격을 멈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도 핵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이 파괴될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실제 이스라엘은 이날도 군사시설 및 군관계자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고, 국영방송국 IRIB에 대한 공습도 감행했다.

시장은 향후 몇 주간 중동 지역의 상황을 주시하며 추가적인 리스크가 존재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는 불확실성을 반영했다. 실제 뉴욕주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주요 경제지표 엠파이어 스테이트(Empire State) 제조업 지수가 -16으로 하락하며 비즈니스 조건이 악화 됨을 시사했다.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 ISI 부회장은 “시장은 분쟁이 제한적 양상으로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에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며 “우리는 이것이 가능하다고 보지만 분쟁은 몇 주간 이어질 것이고 이에 따라 리스크가 고조될 위험도 여전하다는 게 기본 시나리오”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미국 증시 반등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상승 출발했다. 오전 9시 25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25.93포인트(0.88%) 상승한 2972.59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자별 거래 현황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각각 931억원, 1469억원 순매도하는 반면 개인들만 2566억원 순매수 중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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