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골든 비자’에 신청자 7만명 몰려

2025-06-18 13:00:06 게재

5백만달러짜리 미 거주권

최대 1조달러 세수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합법적 미국 거주권을 부여하는 ‘트럼프 카드(Trump Card)’ 비자 프로그램에 약 7만명이 몰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비자 프로그램은 투자금 500만달러(약 69억원)를 조건으로 미국 내 합법적 거주권을 부여하는 일종의 ‘골든 비자’다.

지난주 상무부는 전용 웹사이트(trumpcard.gov)를 열고 신청자 등록을 받기 시작했다. 등록 첫 주에만 6만8000여명이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하루 만에 신청자가 1000명 이상 증가했다. 카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과 서명, 자유의 여신상, 독수리, 미국 국기 문양 등이 담겼다.

러트닉 장관은 이 비자가 기존 EB-5 투자이민 비자를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0년 도입된 EB-5는 최소 투자금이 180만달러로, 작년 기준 약 1만4000건이 승인됐다. 러트닉 장관은 올해 여름 수만 장의 트럼프 카드 발급을 계획 중이며, 20만장 발급 시 약 1조달러(약 1380조원)의 세수가 확보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글로벌 대기업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글로벌 테크기업 CEO는 이 프로그램이 시행되면 100장 이상을 구매하겠다면서 “세계 최고 인재들을 미국으로 유치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프로그램의 관련 세제 설계나 국가별 제한 여부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 백악관은 미국 입국이 제한된 국가의 신청 가능 여부도 논의 중이다. 이민 신청자의 신원 조회는 국토안보부, 국무부, 상무부가 함께 맡을 예정이다.

테더(Tether)의 CEO 파올로 아르도이노는 “미국 시민은 어디를 가든 세금을 내야 한다”며 “스위스와 엘살바도르에 사는 나에게 이 비자가 필요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러트닉 장관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UAE를 방문하며 고위 인사들에게 이 비자를 홍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이주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