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윤석열정부 관료’에 경고

2025-06-19 13:00:26 게재

첫 기재부 업무보고 이후 작심 발언

“공약 이해도·충실도 굉장히 떨어져”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멘토인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이 윤석열정부때 일했던 관료들을 향한 강한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 주목된다.

기재부 업무보고, 발언하는 이한주 위원장 국정기획위원회 이한주 위원장이 18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제1분과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18일 이 위원장은 경제2분과 모두발언을 통해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를 좀 해야 할 것 같다”고 입을 뗀 뒤 “아침에 기재부 등 2개 부서 업무보고에 참석했다. 지난 2017년 보고와 비교했을 때 공약 이해도와 충실도가 굉장히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문재인정부 초반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 1분과장을 맡아 일한 바 있다. 그는 “(2017년과 비교해)시간도 비슷했고 상황도 비슷한데 공약 관련 업무보고에 덜 충실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면서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경제1분과에 참여해 기재부, 국세청 업무보고를 받은 오기형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기재부 나라냐”며 “윤석열정부 시절 기재부는 경제운영을 잘 했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3년 낮은 경제성장률, 2년 연속 역대급 세수결손, 적자성채무 증가 등 나라 곳간이 거덜 난 상태였다”며 “내란 과정에서 기재부 권한대행, 내란수습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오히려 수사대상이 되었다”고 했다. “윤석열정부 3년 기재부 경제팀의 오만과 무능 무책임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다”고도 했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19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위원장의 발언은 윤석열정부에 대한 경고성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윤석열정부에서 공약에 대해 충분히 숙지되지 않았거나 이를 업무보고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던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다른 국정기획위 위원은 “윤석열정부의 관료들은 기존의 자신들이 했던 행위들에 대한 비판과 반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성장을 말하는 이재명정부와 윤석열정부의 관료간의 시각차나 입장차가 컸던 것 같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전날 기획재정부 대상 업무보고에 앞서 “새 정부는 ‘진짜성장’이라는 목표를 갖고 출발했다”며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혁신할 수 있을까를 돕는 정부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기업이 하겠지만, 기반을 깔아주고 그 기반 위에서 달릴 수 있도록 하는 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며 “이번 업무보고는 우리 (국정기획위)에게 하는 게 아니라 국민에게 보고한다는 마음으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19일 조승래 국정기획위원회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업무보고는 한마디로 ‘매우 실망’이라고 말씀드리겠다”며 “공약에 대한 분석도 부족하고, 내용이 없고 구태의연한 과제를 나열하는 것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정부에 맞는 구체적 비전이나 계획을 세우지 못했고, 어떤 부처는 공약을 빙자해 하고 싶은 일을 제시하는 상황도 벌어졌다”며 “안타깝게도 윤석열 정부 3년, 비상계엄 사태 6개월 동안 (공직사회가) 얼마나 무너졌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과 내일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며 “전 부처의 업무보고를 다시 받는 수준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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