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에 군사대응 여부 2주내 결정

2025-06-20 13:00:17 게재

이란 압박과 국내용 정치

긴장고조 속 다음 수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여부에 대한 군사 대응 결정을 2주 내에 내리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란에 주어진 마지막 외교적 기회이며, 필요시 무력 개입도 감수하겠다는 경고라고 설명했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19일(현지시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판단에 따라 앞으로 2주 내에 군사 공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대통령은 외교적 해법을 항상 선호하지만, 무력을 동원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이란에 대한 최후통첩으로 핵 개발 중단에 대한 명확한 반응을 요구하는 동시에 미국의 군사 개입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군 지도부로부터 이란 공격 계획을 보고받았으며, 실제로는 계획에 서명까지 마친 상태라고 미국 언론은 보도했다.

그러나 아직 최종 명령은 내리지 않고, 이란의 반응을 지켜보며 결정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이 6월 중순 이란의 핵 관련 목표물을 선제 타격한 이후 중동 지역은 한층 더 불안정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언급한 ‘2주 시한’은 단순한 시간표가 아니다. 과거에도 그는 러시아, 무역, 보건 정책 등 주요 현안에서 ‘2주 안에 결정하겠다’는 식의 발언을 자주 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는 이를 ‘트럼프식 시간 전술’로 규정했다. 실제 결정보다 시간 벌기와 언론의 관심 분산 효과를 노린 표현으로, ‘2주’는 트럼프에게 있어 명확한 기한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라는 것이다.

이란은 미국과의 핵 협상을 일시 중단한 상태지만 백악관은 양측 간 비공식 접촉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 우라늄 농축 중단, 핵시설 폐쇄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수용할 경우 국제 컨소시엄을 통해 이란에 저농축 핵연료를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란은 자국의 핵 프로그램이 민간용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유럽 주요국들도 중동 긴장 완화를 위해 외교적 중재에 나서고 있다. 독일, 프랑스, 영국 외무장관들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독일 총리는 이스라엘 총리에게 자제를 촉구했다.

국제사회는 이란과 미국 사이에서 다시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외교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핵시설이 산악 지하에 위치해 있어 미국이 보유한 벙커버스터로도 완전 파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군사 개입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화될 경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처럼 미국이 또다시 중동 전쟁의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내 정치 상황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제한하고 있다. 그는 대통령 선거에서 ‘전쟁 없는 미국’을 약속했고,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보수 유권자들은 해외 군사 개입에 부정적이다. 따라서 트럼프는 직접 전쟁에 나서기보다는 외교적 압박과 군사적 경고를 병행해 이란으로부터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2주 시한’이 전쟁과 외교, 강경론과 현실론 사이에서 미국이 어떤 길을 택할지를 가늠할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이란의 대응에 따라 협상이 재개될 수도, 충돌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트럼프 발언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중동은 이미 고도의 긴장과 불안정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정재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