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합물에 이어 전력반도체 도전

2025-06-24 13:00:04 게재

반도체 부품 국산화 ‘시동’

내실 다지는 화합물반도체

반도체 불모지 전남도가 화합물반도체 산업생태계 조성에 이어 전력반도체 부품 국산화에 도전한다. 특히 에너지 특화 연구중심대학인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이 도전에 참여해 관심을 받았다.

24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한국전력소자산업협회 호남사무소가 지난 19일 한국에너지공과대학에서 전력반도체와 에너지, 이모빌리티 기업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소했다. 호남사무소는 이날 개소에 이어 전력반도체 부품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교류도 진행했다.

부산에 있는 한국전력소자산업협회는 110여 개 전력반도체 소재 및 부품, 장비 기업과 출연연구소, 대학 등이 참여한 협의체다. 그동안 산학연 협력을 통해 국내 기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했다. 협회는 앞으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과 협력해 에너지 분야에 초점을 맞춰 전력반도체 산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이런 목표에 따라 전력반도체 설계기업인 디시오가 투자를 약속했다.

최윤화 한국전력소자산업협회장은 개소식에서 “전남도가 전력반도체 부품 국산화에 선도적 역할을 하도록 협회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전력반도체 기업은 주로 수도권과 부산에 집중돼 있다. 협회가 전력반도체 불모지나 다름없는 전남을 주목한 이유는 전남도가 추진한 ‘화합물반도체 산업생태계 조성사업’이 있어서다. 전력반도체는 전력을 조절하는 반도체다. 전압과 전류, 주파수, 직류와 교류 등 전기 형태를 변환하므로 전기전자제품에 필요하다. 특히 고전압 고주파 환경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규소(실리콘)와 같은 단일 원소보다 탄소와 규소 등을 결합한 화합물이 주로 쓰인다. 이에 따라 최근 탄화규소를 소재로 한 전력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탄화규소 같은 화합물반도체는 규소와 같은 단일 원소가 아닌 두 종류 이상의 원소 화합물로 만드는 반도체다. 관련 학계에 따르면 화합물반도체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1120억 달러에서 2028년 1504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며, 화합물반도체 대부분을 전력반도체가 차지한다.

전남도와 목포대는 지난 2023년 화합물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마중물 역할을 하는 화합물반도체센터를 국내에서 처음 개소했다. 목포대에 개소한 센터는 반도체 설계부터 후공정을 한꺼번에 지원한다. 특히 지난해부터 대만과 국내 화합물반도체 위탁생산업체와 협력해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또 대기업 등과 협력해 석·박사 등 전문 인력 1000여 명을 양성할 계획이며, 양성한 인력 50여 명이 국내 후공정 업체에 취업하는 성과를 만들었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은 우주 항공산업과 신재생에너지산업이 성장할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면서 “우주 항공 국방 통신분야에 주로 쓰이는 화합물반도체와 전력을 조절하는 전력반도체를 함께 육성하는 게 전남도 목표”라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방국진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