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 떨어진 롯데건설 회사채 5%대 고금리에도 전량 미매각

2025-06-24 13:00:15 게재

PF 우발채무 부담감

신용등급 줄하향 경고

5%대 고금리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롯데건설이 단 한 건의 매수 주문도 받지 못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로 인한 잠재적인 재무 부담이 지속되고 있어 최근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향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롯데건설은 1100억원(최대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며 1년물과 1.5년물 희망 금리 밴드로 각각 5.4~5.7%, 5.6~5.9%를 제시했다. 이는 최근 신용등급 A 기업들의 2년물 발행 금리가 3%대에 형성된 것을 고려하면 높은 금리다. 롯데건설의 2년물과 3년물 금리는 각각 4.47%, 4.74%로 A-등급 평균 민평금리(2년물 3.67%, 3년물 4.06%) 대비로도 약 70bp(bp=0.01%) 높게 형성되어있다.

롯데건설은 짧은 만기와 높은 이자율로 회사채 수요를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웠음에도 기관투자자들은 롯데건설을 외면했다. 지난주 국내 신용평가사 세 곳 모두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영향이다. 신평사들은 PF보증 규모 감축에도 여전히 높은 PF 우발채무 부담과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 및 양극화에 따른 사업 불확실성 증가, 높은 공사원가 및 금융비용 부담으로 수익성 회복 지연 등을 반영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회사채 시장이 활성화되는 가운데 건설업 침체와 부동산 PF 부실 우려 등으로 건설채는 이런 흥행에서 소외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신평사 3곳에서는 이달 들어 20일까지 총 12건의 신용등급 및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상향 건수 증가세는 꺾이고 신용등급 및 전망을 내리는 경우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최 연구원은 “이번 주부터는 정기 평정 마무리를 앞두고 비우호적인 업황 중심으로 신용등급(전망) 하향이 많이 나타날 것”이라며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 부여된 지 1년이 넘은 기업들은 업황 및 기업 펀더멘털 부진 지속, ‘부정적’ 부여 기업 수가 많은 만큼 하향 우위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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