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이재명 첫 내각에 ‘부적격’… 낙마 총력
김민석에 “사퇴” … 장관 후보 11명에 ‘맹공’
중과부적 … “국민 공감할 결격 사유 찾아야”
국민의힘은 이재명정부의 첫 내각 후보자들에 대해 ‘불합격점’을 매겼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어떻게든 낙마를 끌어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민 다수가 공감할 만한 결격 사유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거대여당과의 세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24일 이재명정부 첫 내각으로 지명된 김민석 총리 후보자와 장관 후보자 11명을 겨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장관 후보자 11명을 향해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은 느낌을 받는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것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논공행상 내각’이라는 비판이다.
김동원 대변인은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 가운데 5명이 민주당 의원이다. 널리 전문가와 인재를 구하는 대신, 그들만의 리그에서 전리품을 나눠 갖는 행사였다는 비판”이라고 지적했다. 박성훈 원내대변인은 “민노총 출신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 후보 지명은 이 정부가 민노총과 ‘공동정부’를 자처한 것이란 우려를 낳는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외교·안보·통일 라인 역시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유일하게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에 대해선 “농정 철학도, 농민도 아닌 ‘자기 자리’가 우선이었다는 냉소를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김 총리 후보자에 대해선 연일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는) 지금이라도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김 후보자는 사퇴 뜻이 없어 보인다. 결국 총리 인준 표결에서 여야가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총리 인준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면 가결된다. 민주당이 절반을 넘는 167명이기 때문에 인준안은 무난하게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정부 시절 발탁된 한덕수 총리는 당시 거대야당이던 민주당의 협조 속에 인준 표결을 통과할 수 있었다.
국민의힘은 장관 후보자 11명에 대해서도 철저한 검증을 통해 낙마를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국민 다수가 공감할 만한 후보자의 결격 사유를 찾아내 자진사퇴하도록 만든다는 것. 다만 여론전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한다면, 이 대통령의 장관 임명을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전망이다. 여야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 보고서를 합의하지 못하더라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대통령이 장관을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도 임기 중 29명에 달하는 장관급 인사를 국회 동의 없이 임명했다.
결국 이재명정부의 첫 내각에 ‘불합격점’을 매긴 국민의힘이 실제 내각 후보자들을 낙마시킬 수 있을지는 국민의힘 자신의 ‘역량’에 달렸다는 관측이다. 박성훈 원내대변인은 “청문회를 통해 (후보자들의) 도덕성과 전문성, 정책철학을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며 “내각 인선이 국정운영의 시작이라면 국민 검증은 그에 대한 첫 시험”이라고 밝혔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