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첫 ‘유로화 외평채’…낮은 이자율에도 ‘완판’
2조원대 발행에 30조 구매 요청 몰려
기재부 “한국 정치불확실성 해소 입증”
해외시장, 새정부 정책방향에 큰 관심
기획재정부는 14억유로(16억달러·약 2조2000억원) 규모의 유로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내란사태 이후 한국 정치가 빠르게 제 자리를 찾으며 정치불확실성을 해소한 것에 대해 국제금융시장이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로화 채권 발행은 2021년 이후 4년만이다. 유로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발행액이다. 3년 만기와 7년 만기로 각각 7억 유로씩 발행됐다. 유로화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복수 만기구조를 도입했다. 발행금리는 3년물 2.305%(가산금리 25bp), 7년물 2.908%(가산금리 52bp)다. 최근 시장상황에 비춰볼 때 낮은 수준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적시에 외환보유액을 확충하고 올해 외평채 상환 재원도 조기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재명정부 출범 뒤 첫 외평채 발행이어서 새정부 정책방향에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다양한 경로로 투자유치 활동을 벌였다는 것이 기재부 설명이다.
주문량은 역대 최대인 190억유로(222억달러·약 30조원)로, 발행액의 13.6배에 달했다.
기재부는 “런던(대면)과 유럽, 미주, 남미, 아시아 투자자 설명회에서 주요 투자자들은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질서 있게 해소되었다는 점, 새 정부의 실용적 시장주의 및 인공지능(AI) 신산업 집중육성 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최지영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우리 경제시스템과 새정부 정책방향에 대한 국제사회와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와 기대를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새정부 출범 이후 한국의 정부기관과 금융기관이 외평채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3번째다. 지난 4일 수출입은행(7억5000만유로)과 기업은행(10억달러)도 채권발행을 마무리지었다. 정부는 올해 외평채 발행 잔여한도(약 19억달러) 내에서 하반기 추가로 외화 외평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