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AI 국제기구 유치’ 제안, 신성장산업 예산도 급증?
민생경제 회복·대외 불확실성 대응·경제 대혁신 3대 과제 제시
정책제안서 ‘AI 코리아’에서 국제기구 유치·거버넌스 혁신 강조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이 이재명정부 초대 경제사령탑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AI(인공지능)등 신성장산업 지원예산이 대폭 커질 지 관심이다. 통상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8월말 확정해 국회에 제출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연구개발(R&D) 분야 예산 증액조정을 기획재정부에 주문한 바 있다.
‘AI 전도사’로 통하는 구 후보자가 최근까지 AI산업 인력개발을 정부가 총력 지원하고 AI 국제기구 선제적 유치를 제안한 점도 주목된다. 국회 청문회를 통과해 경제부총리 업무를 시작하면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면과제는 민생회복·물가안정 =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후보자에 따라붙는 수식어는 예산통, 정책통이다. 33년의 공직 생활 경력이 이를 말해준다. 기재부에서는 주로 예산업무를 맡았고 대통령실과 국무조정실에서는 정책조정업무에 능통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인공지능(AI)도 구 후보자를 따라붙는 수식어가 됐다.
하지만 당면한 과제는 민생회복과 물가안정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2%대로 추정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대로 내려갔다. 저성장을 극복해야 할 경제사령탑은 약 2개월 동안 공석이다. 악화한 세수 상황에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과 세법 개정안, 내년도 본예산을 짜야 하는 것도 구 후보자에게 주어진 과제다.
그는 전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 경제는 대외 충격과 구조적 저성장, 양극화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새 정부 첫 경제부총리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생경제 회복 △대외 불확실성 대응 △경제 대혁신 등 3대 과제를 제시했다.
◆AI등 신산업 집중지원 = 특히 구 후보자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이해가 깊다. ‘AI 강국 도약’을 내세운 새 정부 정책기조와 발맞출 적임자란 평가가 나온다. 그는 화두로 꺼낸 ‘주식회사 대한민국’과 관련해서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수익과 비용 개념을 포함한 국가운영 철학”이라며 “수익이 없으면 망하는 기업처럼 국가도 효율적으로 투자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과 생존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식회사 대한민국호’가 세계 1등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경제를 시작으로 사회·행정·정치 전반에 걸친 진짜 초혁신이 필요하다”며 “AI 등 신산업에 집중 투자해 국가 성장의 기반을 새로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AI 지원정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AI 코리아’와 ‘레볼루션 코리아’ 등의 저서를 통해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 국제 공조 등 AI 시대의 국가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는 “AI 시대의 등판에 올라타야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기적을 만들 수 있다”며 “국가·기업·국민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기술 개발, 인재 양성, 생산성 향상, 거버넌스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 후보자 정책제안서 보니 = 특히 그는 이달 초 발간한 정책 제안서 ‘AI 코리아’에서 관련 국제기구 유치와 거버넌스 혁신을 강조했다. ‘AI 코리아’는 33년간 공직 생활을 통해 쌓은 경험과 지난 2년간 세계적인 AI 전문가와의 교류, AI 시장 현장 파악 등으로 얻은 지식을 묶은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지금 우리 우리 눈앞엔 AI가 전부인 시대가 놓여 있다”며 “AI는 어디에나 있고, 모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 시대를 맞아 과거보다 더 선제적이고, 더 빠르고, 더 집중적으로 국가·기업·국민이 힘을 합쳐 대응해야 한다”며 “AI 시대의 등에 너나없이 빨리 올라타야 한다”고 부연했다.
AI 시대 우리나라의 대응 방향을 크게 네 가지로 제시하기도 했다. 첫번째가 AI 기술 개발과 AI 기술 인력 양성이다. 우리나라가 AI 기술 개발에 늦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AI 기술 개발이 핵심 과제라는 주장이다.
또 AI를 활용해 기업·생활·사물·행정 등의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이거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등을 창출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봤다. 특히 UN의 AI국제기구를 유치해 AI 국제 질서 확립에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AX(인공지능 전환)를 추진하고 AI 국제기구를 우리나라에 유치하려면 이를 강력히 실천할 수 있는 국가기관의 AI 거버넌스 혁신이 중요하다고 했다.
1965년생인 구 후보자는 경북 성주 출신으로 대구 영신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32회로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인사제도비서관을 거쳐 1급 국정상황실장으로 깜짝 발탁됐다. 문재인정부 때는 예산실장과 기재부 2차관을 맡아 코로나19 확산에 대응, 예산편성과 확장재정 정책을 총괄했다. 이어 국무조정실장으로 발탁되면서 탈원전부터 백신 확보, 부동산 등 민감한 정책 현안을 무리없이 조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