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저·엄궁대교 착공했지만…
올해 공사기간 두달도 안돼
법정보호종 이주문제 남아
겨울철새 문제로 장기간 정체됐던 낙동강교량 3곳의 건설사업이 시작됐지만 여름철 법정보호종 동·식물의 이주가 마무리되지 않아 올해 공사기간은 두달이 채 되지 않을 전망이다. 부산시는 30일 사상구 엄궁유수지에서 엄궁대교 건설사업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엄궁대교는 강서구 대저2동 에코델타시티에서 사상구 엄궁동 승학터널까지 연장 2.91㎞, 왕복 6~8차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낙동강을 횡단하는 엄궁대교와 함께 맥도교 2개 교량과 2개의 교차로 건설을 포함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 3444억원이 투입된다. 2014년 에코델타시티 광역교통개선대책 일환으로 추진된 엄궁대교는 계획 11년 만에야 본격 착공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 교각 건설을 위한 공사는 여름철 내내 어려울 전망이다. 환경청과의 협의 의견에 ‘법정보호종인 가시연꽃과 대모잠자리, 맹꽁이 등 이주·이식을 위한 정밀조사와 이주계획 수립 및 이주하기까지는 공사를 금지한다’는 것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는 측량과 현장사무소 설치 등 본공사를 위한 사전 기초작업 정도만 가능하다.
빠르게 이주를 시킨다고 하더라도 교각을 세우는 본공사는 9월 쯤에야 가능하다. 하지만 10월을 넘어가면 공사를 다시 멈춰야 한다. 환경청과 국가유산청이 겨울철새 도래기간인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는 공사금지기간으로 묶어뒀다.
결국 올해 엄궁대교 본공사 기간은 채 두 달도 안 된다는 이야기다.
대저대교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대저대교는 지난해 10월 기공식을 개최했지만 아직까지 작업이 진행된 건 현장사무소 등 사전 기초작업에 불과하다. 법정보호종 이주 문제가 있기 때문인데 환경청이 ‘맹꽁이가 활동하는 5~9월 5개월간 생태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대체서식지로 포획·이주시키기 전에는 공사를 금지한다’고 했다.
장낙대교는 아직 기공식조차 못했다. 기재부와 총사업비 변경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공사기간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법정보호종 이주를 최대한 빨리 마치면 9월부터는 본공사가 가능하다”며 “내년부터는 겨울철새 금지기간 외에는 전기간 공사를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