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핵융합 스타트업 CFS에 ‘수천억’ 투자

2025-07-02 13:00:03 게재

10년내 전력망 연결 목표

미국, 중국, 유럽 투자 몰려

미국 구글이 핵융합 발전 상용화를 추진 중인 스타트업 커먼웰스 퓨전시스템즈(Commonwealth Fusion Systems, 이하 CFS)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수천억 원대 투자로 보고 있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CFS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플라즈마과학·융합센터에서 분사한 스타트업으로, 지금까지 총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 이상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MIT와 공동 개발한 고온 초전도 자석을 활용해 ‘토카막(tokamak)’ 방식의 핵융합 에너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핵융합은 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소를 융합해 막대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현재 전 세계 원자력 발전소는 원자를 쪼개는 ‘핵분열’ 방식으로 전기를 생산하지만, 핵융합은 장기적으로 방사성 폐기물이 거의 없고, 사실상 무한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의 성배’로 불린다. 아직 상업화에 성공한 기업은 없지만,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앞다퉈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가장 낙관적인 기업들은 향후 10년 안에 핵융합 전력을 실제 전력망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CFS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밥 멈가드(Bob Mumgaard)는 이번 구글 계약에 대해 “융합에너지가 곧 온다는 시장의 신호”라며 “이번 계약은 핵융합이 더 이상 머나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매우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과학이란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계약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핵에너지 확대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25년간 원자력 발전량을 4배로 늘리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이는 주로 1957년부터 상용화된 기존 핵분열 기술에 의존하는 방식이다.

2024년은 핵융합 기술에 대한 벤처 투자 열기가 본격화된 해로 평가된다.

6월 11일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둔 프록시마퓨전은 독일계 벤처캐피털 체리벤처스와 유럽계 발더튼캐피털 등으로부터 1억3000만유로(약 2050억원)를 유치했다. FT는 “유럽 핵융합 분야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보도에서, “현재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서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를 목표로 경쟁 중인 민간 스타트업과 프로젝트가 최소 43곳에 달한다”고 전했다.

현재 민간 기업들이 개발 중인 핵융합 기술은 전통적인 자기밀폐형(magnetic confinement)부터 충격융합(impact fusion), 관성밀폐(inertial confinement) 방식까지 다양하다. “어떤 방식이 먼저 전력망에 연계될지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국은 정부 주도 아래 훨씬 더 거대한 예산과 장기 전략을 바탕으로 핵융합 연구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핵융합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한전기술, 두산에너빌리티, 비츠로테크, 모비스등이 관심주로 회자되고 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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