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당 근본적 변화 추진하겠다”
안철수 혁신위원장 발탁
친윤 지도부 복귀에 우려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비대위원장은 2일 “당의 변화와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존립을 위한 절박하고도 유일한 길”이라며 “당의 근본적 변화를 추진해갈 혁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송 비대위원장은 혁신안을 논의할 혁신위원장에 4선 안철수 의원을 발탁한다고 공개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비대위의 3대 활동방향을 공개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두 번째 방향으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지 채 한 달이 안됐지만 국정 이곳저곳에서 경고등이 켜지기 시작했다”며 “야당다운 야당으로 거듭나서 비판과 견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세 번째 방향으로 “국민의 삶을 돌보는 일은 움직일 수 없는 정치의 본령”이라며 “정책으로 경쟁하고 입법으로 실천하는 유능한 야당으로 거듭나서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증진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세 가지 방향을 밝히기에 앞서 “지난해 12.3 불법비상계엄과 이로 인한 대통령 탄핵, 대선 패배에 이르기까지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실망을 끼쳐드리고, 국민의 뜻을 온전히 받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송 비대위원장의 쇄신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큰 모습이다. 당이 12.3 계엄→탄핵→대선 패배라는 초유의 위기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류 친윤(윤석열)이 책임지고 2선 후퇴하기는커녕 지도부를 재장악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비대위와 원내 지도부 대부분은 친윤으로 분류된다.
친윤은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이 요구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후보 교체 감사 등 개혁안도 무산시켰다. 윤석열 탄핵을 반대하고, 김문수 후보를 강제로 교체하려했던 자신들의 과거가 재평가 받는 걸 원천차단한 것이다. 지도부를 재장악한 친윤이 향후 당 개혁에 시동을 걸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당내에서는 “친윤이 기득권을 쥐고 있는 한 당 개혁은 불가능하다”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한 비윤 의원은 “50~60명에 달하는 친윤 의원들이 똘똘 뭉쳐서 당의 변화를 막고 있는 꼴”이라며 “특검 같은 외적 변수에 의해 (친윤 사이에) 균열이 생기지 않는 한 친윤이 해체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에서는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을 겨냥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