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 | 그래서 우리는 도서관에 간다

인공지능 시대, 도서관의 사회적 쓸모는

2025-07-03 12:59:58 게재

책과 도서관의 위상이 추락하는 시대, 4명의 지식인이 도서관의 쓸모와 미래를 되짚는 특별한 대화록이 출간됐다. ‘그래서 우리는 도서관에 간다’는 도서관을 삶의 일부로 살아온 이용훈 초대 서울도서관장, 이권우 도서평론가, 이명현 천문학 박사, 이정모 펭귄각종과학관장이 함께 쓴 책이다. 저자들은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빌리는 공간이 아닌, 사람을 읽고 쓰게 만드는 삶의 허브임을 강조한다.

이용훈 외 어크로스 / 1만8000원

도서관의 위기는 통계와 사건으로 증명되고 있다. 고양시는 최근 공립 작은도서관 몇 곳을 폐관해 논란이 됐고 울산대학교는 장서의 절반 가량을 폐기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책과 지식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런 시대에 ‘그래서 우리는 도서관에 간다’는 도서관의 존재 이유를 다시 묻는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저자들의 개인적 도서관 경험을 통해 ‘읽고 쓰는 사람’으로 성장한 과정을 풀어낸다. 예컨대 이 과학관장은 독일 본시립도서관에서 사서의 안내로 처음 책을 쓰게 됐고 이 박사는 도서관을 “인류 문명의 중간 기지”라 하며 그 가치를 강조한다.

2부와 3부는 도서관의 사회적 쓸모와 인공지능 시대의 역할을 다룬다. 이 평론가는 도서관이 무상의 독자를 길러 유상의 독자로 전환시키는 독서 생태계의 핵심임을 주장한다. 이 과학관장은 “질문하는 인재”를 기르는 도서관 기능은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한다.

4부에서는 시끄럽고 불온한 도서관의 필요성을 설파한다. 조용하고 정돈된 공간에서 벗어나 삶의 다양한 활동이 뒤엉킨 공간으로 도서관을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5부는 미래의 도서관을 상상하며, 노인을 위한 도서관, 체험과 놀이를 포함한 다양한 “도서관 행위”가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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