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조림 상징 델몬트 푸드, 구조조정 신청

2025-07-03 13:00:03 게재

고금리·자체상표 경쟁에

대표적 식품 브랜드 몰락

미국의 대표적인 통조림 식품 기업 델몬트푸드가 결국 파산법원에 구조조정을 신청했다. 1886년 창립 이후 약 140년간 미국 식탁을 책임져온 이 기업은 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파산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Chapter 11) 적용을 요청하며, 자산 대부분을 매각하는 조건의 구조조정 계획에 채권단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델몬트푸드는 칼리지 인 수프, 콘타디나 토마토 소스, 조이바 버블티 등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약 12억달러 규모의 담보부 채무를 안고 있다. 회사 측은 파산 절차 동안 운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1억6500만달러의 자금 지원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렉 롱스트리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가능한 모든 옵션을 철저히 검토한 끝에 법원의 감독 하에 매각 절차를 밟는 것이 회사 회생을 가속화하고, 더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델몬트푸드를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델몬트푸드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수요 급증에 대응해 생산을 확대했으나, 이후 수요가 급감하면서 재고 과잉과 대규모 손실에 직면했다. 여기에 2014년 델몬트퍼시픽(Del Monte Pacific Limited)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발생한 막대한 부채, 그리고 이후 계속된 금리 인상은 연간 이자 비용을 2020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신용평가사 S&P 글로벌은 지난해 델몬트푸드의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하향 조정했다. S&P 글로벌의 애널리스트 아르피 굽타는 “전체 시장의 약 40~45%는 자체 상표(private label) 업체들이 공급하고 있으며, 이들은 일반적으로 브랜드 제품보다 가격이 낮다”고 말했다.

굽타는 “현재 소비자들의 재정 상황은 빠듯하다고 본다”며 “이들 기업이 직면한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평균 소매 가격은 약 3년 전보다 25~30% 높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여기에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미국의 관세 정책도 캔 제조 단가를 올려 제품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미국 식품용 캔 제작에 사용되는 철강의 80%는 수입산이다.

델몬트푸드는 미국과 멕시코 내 가족농장에서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으며, 제품 대부분은 현지에서 공급받고 있다. 롱스트리트 CEO는 “모두를 위한 영양가 있고 맛있는 식품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겠다는 우리의 사명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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