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한달, 한국은행서 일시대출 18조원

2025-07-03 13:00:14 게재

"6월은 세수가 적은 달"

이재명 대통령 취임이후 지난 한달 동안 정부가 한국은행에서 18조원 가까운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6월 한달간 한은에서 17조9000억원을 차입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한은에서 빌려간 규모는 상반기에만 88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역대 최대인 지난해 상반기(91.6조원)보다 소폭 작은 규모이다. 대선을 앞두고 지난 5월 대출이 없었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4월까지 빌렸던 대출 잔액은 모두 상환했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간 시차 등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개인이 은행에서 신용한도 대출(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고, 필요할 때 수시로 자금을 인출해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따라서 정부가 이른바 ‘한은 마이너스 통장’을 많이 사용할수록 돈을 쓸 곳에 비해 거둬들인 세금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변통하는 일이 잦다는 의미다.

정부의 한은 일시대출 차입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새정부가 내수 확대 등을 위해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영하는 데 비해 세수가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누적 국세수입은 172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조3000억원 늘었지만, 지난해 상반기 법인세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10% 이상 세수가 줄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향후 수출 및 내수 환경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기업의 법인세 수입 전망도 확실치 않다. 정부가 추경 확대 등으로 인해 부족한 세수를 국채발행이 아닌 한은 일시대출 융통을 선호하는 점도 ‘마이너스 통장’의 빈번한 사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정부는 지난 정부에서 수립된 ‘25년 상반기 신속집행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부족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한은으로부터 일시차입하였지만 현 정부의 재정 기조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또 “특히 6월의 일시차입은 올해 연간 세수 결손과는 무관하다”며 “6월은 통상 세입이 적은 달로 매년 일시차입을 사용해왔고, 7월 이후 자금이 확보되는대로 일시차입금은 상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기재부에 따르면, 세입이 적은 6월에는 △2022년 11조7000억 △2023년 15조9000억 △2024년 20조9000억원을 일시차입했다.

박성훈 의원은 “윤석열정부 당시 한은 일시대출을 강하게 비판하던 민주당이 정권을 잡자마자 18조원을 꺼내 쓴 것은 무책임하다”며 “이재명정부가 퍼주기식 확장재정으로 나라 곳간을 거덜내지 않도록 감시하고 견제하겠다”고 말했다.

백만호 성홍식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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