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 첫 검찰총장 누가 될까
현직 박세현 구자현 이정현 등 거론
전직으론 주영환 예세민 등 하마평
‘비검찰’ 학계·법조계 인사 나올수도
이재명정부 첫 검찰총장이 누가 될지 관심사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검찰의 수사와 기소의 분리 등 검찰개혁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비특수통 출신’의 인사가 후보군으로 분류되지 않겠냐는 분석이 많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후임 검찰총장 후보는 현직 검찰 간부와 전직 검찰 간부 중 이재명정부의 검찰개혁 기조에 반하지 않고 윤석열정부와 각을 세우거나 반대 성향으로 분류돼 좌천됐던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검찰총장 인선은 법무부가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꾸린 뒤 절차가 진행된다. 추천위는 법무부가 검찰총장 후보로 올린 심사 대상자들의 적격 여부를 검토하고, 3명 이상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법무부 장관이 이들 중 1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현직 검찰 간부로는 박세현(사법연수원 29기) 서울고검장과 이정현(27기)·구자현(29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이 총장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전직 검찰 간부 중에서는 문재인정부 시절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주영환(27기) 변호사와 대검 기획조정부장 등을 지낸 기획통인 예세민(28기) 변호사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박세현 고검장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아 내란 혐의 수사를 주도했다. 그는 지난 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박 고검장은 지난 3월 서울중앙지법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 결정을 했을 때 “즉시 항고를 통해 상급심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심우정 검찰총장은 즉시 항고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윤 전 대통령은 석방됐다. 박 고검장 부친은 박순용 전 검찰총장이다.
이정현 연구위원은 문재인정부 시절 법무부 감찰당당관과 서울중앙지검 1차장, 대검 공공수사부장 등을 맡았다. 이 위원은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을 수사하며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었다. 윤석열정부 들어 한직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으로 밀려났다.
구자현 연구위원도 문재인정부 시절 법무부 대변인과 서울중앙지검 3차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요직을 거쳤다. 그러나 윤정부 들어 이 위원과 함께 법무연수원으로 발령났다. 이 위원은 ‘형사통’, 구 위원은 ‘기획통’으로 꼽힌다.
전직 검사 중에선 주영환 전 부산고검 차장검사가 거론된다. 주 전 차장은 2023년 대구지검장 재직 시절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쥴리 의혹’을 제기한 인물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가 부산고검 차장으로 전보되자 사표를 제출했다.
전직 검사인 예세민 전 춘천지검장은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지내는 등 기획통으로 윤정부 들어서 춘천지검장으로 발령난 뒤 1년 만에 사표를 냈다. 예 전 지검장은 봉욱 민정수석과 기획부서에서 함께 근무한 연도 있다.
검찰 주변에선 이 대통령이 검찰 출신이 아닌 법조인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검찰청법은 검찰총장 임명 자격을 ‘15년 이상 판사, 검사 또는 변호사로 재직한 사람’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판사 출신이나 변호사 자격증을 소지한 대학교수 등도 후보에 오를 수 있는 셈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인사라는 것은 뚜껑을 열기 전까지 모른다”면서도 “무엇보다 정부의 검찰개혁 기조에 반하지 않는 것이 이재명정부 초대 검찰총장의 조건이지 않겠느냐”고 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윤석열·한동훈과 친하지 않은 검사들이 거론되는 상황”이라며 “검찰 외부에서 찾는다는 이야기도 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심우정 검찰총장은 2일 퇴임식을 가졌으며, 이진동 대검 차장검사를 비롯한 검찰 고위 간부들이 잇따라 사표를 제출해 의원면직 처리됐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