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0일 기자회견 주요 문답2
대북정책 관련 “대화를 전면 단절하는 것은 바보짓”
“노동시간 단축 반드시 해야 … 주4.5일제 시점 특정 못해”
“한미 간에 든든한 공조 바탕으로 북한과 관계 개선해야”
“(남북) 절멸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면 서로 득 되는 길 가야”
이재명 대통령, 취임 30일 기자회견
-주 4.5일제가 당연해지는 시점을 언제쯤으로 예상하고 있나.
=사실 저도 모르겠다. 4.5일제는 꽤 논쟁적 의제였는데 우리 야당에서도 4.5일제를 하자고 얘기를 결국 했다. 다만, 그것은 좀 내용이 달랐다. 그러니까 4일 동안 1시간씩 더 일하고 5일째는 반만 일하자, 그래서 4.5일제가 아니다. 그거는 변형된, 변형 근로제 비슷한 것이다.
저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반드시 해내야 된다고 생각한다. 많이 일하고 생산성은 떨어지고 힘은 들고 국제 경쟁력은 점점 떨어지고 이런 방식으로 우리가 계속 갈 수 있겠다. 그야말로 질보다 양으로 승부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노동 생산성도 제고, 올려야 되고 노동시간도 좀 줄여서 워라밸이 가능하게 만들어야 하고 또 이게 국제적 추세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우리가 OECD 평균 대비 120시간 이상 더 일한다고 한다. 그것도 일리 있는 지적이기는 하다. 내가 장시간 노동을 하니까 다른 데도 줄이지 말라, 이런 뜻은 아닐 거고. 그게 사회적인 흐름으로 정착되어 가다 보면 전체적으로 4.5일제가 실현 가능한 현실적인 목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는 제가 어릴 때 공장을 다닐 때 한 달 내내 아예 안 쉬었다, 처음에는.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 한 달에 한 번은 쉬어준다. 그래서 이런 좋은 제도가 있나, 이런 생각을 했다. 그다음에 또 지나다 보니까 2주에 한 번씩은 쉬어준다. 그리고 어느 날은 매주에 한 번. 그러다가 어느 날 반공휴일이 생겼다. 그러다가 토요일도 아예 쉬게 되었는데 많은 일이 걸렸는데 결국 이런 식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가능하면 빨리 가고 싶다. 정책적으로. 시점은 특정하지 못하는 점을 이해하기 바란다.
-한반도 평화 정착 방향을 비롯한 대북 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구체적 구상과 계획은.
=평소에 참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이 긴장이 격화되고 군사적 대결이 심화하면 사실 접경지의 경제 상황은 매우 나빠진다. 경제뿐만 아니라 일상적 안전, 삶도 위협받는다. 근데 묘하게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그런 경우 또는 평화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 이 두 가지가 약간 대립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게 평화를 확장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서 과연 그렇게 적극적으로 지지 받는지를 잘 모를 때가 있다. 하여튼 정치적 상황과 조금 약간 상반되는 결과가 나올 때가 많아서 약간 당황스럽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접경 지역은 평화 체제가 강화되면 뭔가 좀 나아져요. 그리고 대한민국 전체도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 체제가 강화되고 대화, 소통, 협력이 강화되면은 경제 상황도 나아지고 국제적 평가도 좋아지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거냐 이건 아까 제가 기자회견문에 대체로 말씀드렸다. 한미 동맹, 한미일 협력이라고 하는 그 기본적 토대, 그리고 세계 5위 그리고 북한의 1년 국민총생산의 1.4배에 이르는 우리의 1년 국방비. 이런 든든한 국방력을 앞으로도 안보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이나 아니면 무기 장비 체계 개편 또는 군 첨단화, 스마트 강군화 이런 것들은 계속해나가야겠죠. 그건 기본적으로 하는 거고.
=대화와 소통, 협력 이게 정말로 중요할 것 같다. 이게 김대중 대통령께서 햇볕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일종의 전향을 만들기도 했지만, 사실 전쟁 중에도 외교는 하는 거다. 대화를 전면 단절하는 것은 그건 정말 바보짓이죠. 미워도 얘기를 들어야 한다. 그리고 협의, 협상하고 서로의 손해를 줄이는 일, 서로의 이익을 키우는 일 이거는 ‘상대가 한 개도 득을 못 보게 하겠다’, ‘내가 더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하겠다’ 이렇게 하면 안 되죠. 상대가 한 개 득을 보더라도 내가 3개 정도 득을 볼 수 있다면 내가 2개 더 득 보는 거니까 그건 이기는 길이지 않나. 그런데 이 길을 잘 찾아야 하는 거죠. 그냥 오로지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하겠다’ 그게 우리한테 득이 되냐. 전 아니라 생각한다. 그래서 정치나 외교에서는 감정을 배제해야 한다. 철저하게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논리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한미 간에 든든한 공조 협의를 바탕으로 해서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되겠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은 너무 적대화되고 불신이 심해서 쉽지 않을 거로 예상한다. 그러나 저는 대북 방송 중단할 때 얼마나 빨리 반응할까, 혹시 반응 안 하면 어떡할까 약간 우려했던 건 사실이다. 우려는 했지만, 분명히 호응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너무 빨리 호응해서 저도 약간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래서 하나씩 하나씩 완화해나가야겠죠.
=제가 변호사 일을 하면서 상담을 많이 했는데 그중에 부부 갈등 상담을 많이 했다. 제가 어린 나이에. 하필이면 제가 개업하고 하던 그 시기에 그런 문제가 유난히 많았다. 제가 이런 얘기를 좀 자세히 들어보면 근본적 원인도 대충 알겠고 그러면 정말로 극단적인 최종 결론은 헤어지는 게 해결책이냐.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해가 오해를 낳고, 갈등이 갈등을 낳고, 불신이 불신을 낳고, 미움이 미움을 낳아서 사실은 원래 요만한 차이였는데 지금은 이만해가지고 감당을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더라. 그래서 제가 그때 그랬다. 부부클리닉 같은 데 가서 남녀 역할 바꾸는 걸 해봐라. 그리고 다시 갔다가 다시 상담 와라. 제가 그런 경우 많았다. 대개 부부상담소 갔다 온 사람은 다시 오지 않았다. 역할 바꿔보니 이해하게 된 거다. 내가 왜 그랬지 서로. 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사람 관계도, 여당과 야당과의 관계도, 남과 북의 관계도, 진영과 진영 관계도 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대화와 소통이 정말 중요하다. 그리고 서로에게 득 되는 길로 가자. 절멸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면 가능하면 우리가 안전한 범주 내에서 서로에게 득 되는 길을 가고 그게 대화와 소통, 협력 그리고 공존이다. 그리고 우리 헌법에도 쓰여 있잖아요. 평화적 통일을 지향한다. 흡수가 아니고 누가 흡수당하고 싶겠어요? 엄청난 희생과 갈등 그것을 수반하겠죠. 가능하면 존재를 인정하고 서로에게 득 되는 길을 가고 동질성을 조금씩 회복해가고 역사의 눈으로 보면 우리가 53년 전쟁 후에 한 80년 되나요? 역사의 눈으로 보면 긴 시간도 아니죠. 수백 년 후에도 다시 통일하니까요. 그러나 지금은 통일을 얘기하는 건 자칫 상대한테 흡수하겠다는 거야? 굴복을 요구하는 거야? 이런 오해를 받을 수 있어서 일각에서 통일부 이름을 바꾸자 이런 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길게 보고 소통과 협치를 소통과 협력을 계속해 나가자.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거냐. 그건 안 그래도 제가 안보실, 국정원 이런 데다 여러 가지 얘기들을 좀 해놨다. 구체적 어떻게 했는지는 나중에 결과로 말씀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