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트럼프, 우크라 휴전 놓고 입장차

2025-07-04 13:00:04 게재

올해 여섯 번째 전화 통화 중동 정세·우주 협력도 논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올해 여섯번째 전화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 이란 및 시리아 정세, 양국 간 협력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전투의 조속한 중단을 다시 촉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충돌이 조기에 멈춰야 한다는 기존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특별군사작전’의 목표를 끝까지 달성할 것이라며, 현 상황을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을 반드시 제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시도 등이 갈등의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은 무조건적인 휴전 요구에는 응할 수 없으며, 정치적 배경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평화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에 계속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3차 협상 일정이나 조건은 이번 통화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신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진행된 2차 협상에서 도출된 인도주의 협정의 이행 상황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양측은 포로 교환과 전사자 시신 인도에 합의했고 이는 실제로 실행됐다.

통화에서는 이란, 시리아 등 중동 전반의 정세도 중요한 의제로 다뤄졌다. 푸틴 대통령은 모든 갈등과 이견은 정치적이며 외교적인 수단을 통해서만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미국은 중동 문제에 대해 다양한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연락을 이어가기로 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간 경제 협력 확대 가능성도 논의했다. 특히 에너지 분야와 우주 탐사 사업에서의 협력 전망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다만,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선적을 중단한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으며, 두 정상의 직접 대면 회담 가능성 역시 논의되지 않았다.

이날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감세 및 이민 관련 핵심 법안을 통과시킨 사실을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법안을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표현했고, 이에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개혁 성과에 축하를 전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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