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매수 1위 종목 된 '써클'

2025-07-04 13:00:05 게재

월가 상징된 스테이블코인

상장광풍-주가 적정성 논란

6월 서학개미들이 M7 대신 스테이블코인을 택했다. 그 중 써클 순매수 1위, 코인베이스가 2위에 올랐다. 월가의 총애를 받으며 화려하게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써클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 PER 222배를 기록했지만, 주가는 조정을 받고 있다.

써클은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이며, 결제와 송금 등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다. USDC는 2018년 써클과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공동 설계해 출시했다.

지난달 5일 써클의 뉴욕거래소 상장은 월가에 의한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의 제도권 진입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블랙록 피델리티 골드만삭스 아크인베스트먼트 코인베이스 등 월가 대표 투자기관들이 대거 참여해 총 1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순식간에 모였다.

지니어스법 상원 통과와 함께 ‘제도권 스테이블코인’의 상징으로 떠오른 써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3월 말 기준 발행량은 약 610억달러로,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24%를 차지한다. 테더의 USDT는 총 발행량 1490억달러로 시장의 65~70%를 점유하고 있다. 최근 기대를 모으는 리플의 신생 RLUSD는 발행량이 4억7000만달러(7월 2일 로이터 보도)에 불과해 써클 대비 1/100 수준이다.

USDT의 대항마로 출발한 써클은 자산 보유 구조와 회계 감사 기준을 투명하게 정비하며, 제도권 수준의 법적 신뢰도를 갖춘 점이 가장 큰 차별점으로 꼽힌다. 준비금은 국채와 환매조건부채권이 약 90%를 차지하며, 매주 회계법인을 통해 준비금 상태를 감사받아 회계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매출은 폭증 추세다. 2022년 7억달러에서 2023년 14억달러, 2024년 16억달러를 기록했다. 2024년 4분기 실적은 3억6509만달러, 2025년 1분기 실적은 5억7857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58%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최근 12개월(연환산) EPS는 약 0.35달러 수준이다

상장 직후 연일 두 자릿수 급등세를 이어가자 증권사들은 써클의 적정 주가를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목표가는 최저 80달러에서 최고 300달러에 이르기까지 널뛰기를 하고 있다. 대부분은 USDC 준비금 운용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을 바탕으로 써클의 내재 가치를 산정하고 있다.

대표적인 평가 방식은 다음과 같다. USDC 발행량 약 610억달러(3월말기준)에 미국 단기 국채 평균 수익률 5.25%를 적용하면, 연간 이자수익은 약 32억달러로 추정된다.

여기에 코인베이스에 지급되는 수수료(전체 수익의 약 50%, 즉 16억달러)와 인건비·운영비(4억달러)를 제하면, 써클이 실질적으로 확보하는 연간 이익은 12억달러 수준으로 계산된다. 이 수익에 PER 40배를 적용하면 기업가치는 약 480억달러로 산출되며, 총 발행주식 수 2억2000만주를 감안할 때 주당 적정가치는 약 218달러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채이자율이 높고 시장점유율이 35%까지 올라가는 최상의 여건을 가정하면 240~300달러로 볼 수 있고, 이자율이 하락하고 규제가 심해지는 시장에서는 40~50달러까지도 목표가가 떨어질 수 있다. 때문에 현재 188달러 주가는 적정가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주로 참여하지 않은 JP모건은 최근 고평가됐다며 적정주가를 80달러로 제시하기도 했다.

써클 주가가 단기 과열 양상을 보인 가운데, 하반기 주요 일정에 따라 급격한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핵심 변수는 세 가지다. 7월 말 미국 하원의 스테이블코인 법안 표결, 8월 초 IPO 이후 첫 실적 발표, 그리고 9월 내부자 지분 락업 해제다. 특히 9월엔 유통주식이 약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잠재적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이주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