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총리, 첫 일정은 농민단체 방문
“경제위기 극복이 제1과제 … 먼저 챙기는 새벽 총리 될 것”
4일 오전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김민석 국무총리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항의 집회 중인 농민단체와의 면담으로 첫 행보를 시작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농민단체들의 입장을 경청하기 위해 만나는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들은 농민 생존권 보장에 필요하다고 주장해온 ‘농업4법’(양곡관리법·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농어업재해대책법·농어업재해보험법)을 ‘농망4법’이라고 폄하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무기한 노숙 농성을 진행 중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등 8개 단체가 모인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 길’은 지난달 30일부터 집회를 시작,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해왔다.
김 총리는 이들을 만나 이 대통령의 송 장관 유임 결정 배경에 관해 설명하고, 집회 중단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오후에는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국회를 찾아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할 예정이다.
전날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후 김 총리는 페이스북에 “응원해주신 국민들께 감사를 잊지 않겠다”면서 “국민의 뜻을 하늘같이 받들고, 대통령님의 방향을 바닥에서 풀어내고, 여야를 넘어 의원님들의 지혜를 국정에 접목시키겠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폭정세력이 만든 경제위기 극복이 제1과제”라며 “대통령님의 참모장으로서 일찍 생각하고 먼저 챙기는 새벽 총리가 되겠다”고 썼다. 이어 “위대한 국민, 위대한 정부, 위대한 대통령의 시대를 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총리 임명동의안은 국회 무기명 투표 결과 재석 의원 179명 가운데 찬성 173명, 반대 3명, 무효 3명으로 가결됐다. 김 후보자 인준안 처리는 지난달 4일 이재명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지명한 지 29일 만에, 이 대통령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한 지 35일 만에 이뤄졌다. 김 총리는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이자 제49대 총리로 취임하게 됐다.
한편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김 총리 인준안 표결에 불참한 채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국민을 무시한 독주”라고 비판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부적격자 김민석 후보자 인준 표결을 강행한 것은 국민을 무시한 독단이자 야당을 배제한 독주, 민주주의를 조롱한 폭거”라고 말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과거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했던 총리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시하고 자료와 증인 없이 버티기로만 일관했다”면서 “총리 후보를 둘러싼 각종 스폰서와 출처를 알 수 없는 자금 의혹, 국가 부채조차 모르는 등 국정운영을 위한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인사였다”고 비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