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미 상호관세 협상 여부·수정 관세율에 주목
무역 합의 실패 국가에는 8월부터 고율 상호 관세 부과
FOMC 의사록 공개 … 한은 금통위 통화정책 방향 관심
실적시즌 개막 … 하반기 관세 영향·경기둔화 전망 확인
오는 9일 고율의 미국 상호관세 협상 유예 마감일을 앞두고 관세 리스크가 금융시장의 커다란 화두로 다시 대두됐다.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유예 종료에 따른 협상 여부와 수정 관세율에 주목하고 있다. 무역 합의에 실패한 국가에는 8월부터 고율의 상호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주에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와 한국 금융통화위원회 등이 예정되어 있어 두 국가의 통화정책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분기 실적 발표도 본격화되는 가운데 금융시장은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에 주목하고 있다. 기업들이 하반기 관세 영향, 경기둔화 등으로 실적 하향을 전망할 경우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12개국에 관세율 통보 =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 주요국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했던 시한이 오는 9일 0시를 기해 종료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0~12개국에 상호관세율을 적시한 서한을 7일 발송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12개국을 시작으로 국별 협상 태도 등에 따라 각기 다른 관세율을 통보할 예정이어서 그 내용이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스콧 베센트 미 재무부 장관은 그동안 유예해 온 상호관세를 오는 8월 1일부터 4월에 발표했던 고율의 상호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교역 비중이 크지 않은 100개 작은 국가에도 서한을 발송해 고율 상호관세가 부과될 것임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나라에 어느 수준의 상호관세율을 부과할지는 불확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형태를 고려하면 당초 4월 초 제시했던 상호관세율보다 높은 관세율을 통보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주요국 입장에서 관세 협상 입지가 좁아 들어 일정 수준의 상호관세율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주 협상을 체결한 베트남은 기존 46% 관세(보편관세 10% + 상호관세 36%)에서 20% 관세(보편관세 10% + 상호관세 10%)로 최종 확정된 상황이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영국과 베트남 협상 타결에서 보듯 미국은 10%의 기본 관세율을 포기하지 않았고 베트남에 대해서는 20% 관세(환적은 40%) 부과하기로 합의했다”며 “당초 46%의 관세율보다는 낮아졌지만 시장이 예상했던 관세율 수준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협상이 타결됐다”고 설명했다. 영국과 베트남의 관세 협상에도 보듯 10% 관세율은 협상이 불가능한 관세율이고 자동차 25% 등 일부 품목의 고율 관세에 대해서도 협상의 여지가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주식시장의 일차적인 관심사는 다른 국가들도 4월 2일에 발표된 것보다 얼마나 낮은 관세율이 책정될 지 여부다. 한국의 경우 기존에 보편 관세 10% + 상호 관세 25%였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7일 또는 8일부터 중국과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 매각 문제에 대해 대화를 시작할 예정이다.
◆4회 연속 금리 동결한 FOMC, 내부 논의 가늠 = 한국시간으로 10일 새벽 연준은 지난달 17~18일 개최됐던 FOMC 의사록을 공개한다. 당시 회의에서 4회 연속 금리를 동결한 결정, 향후 정책금리 궤적, 경제 및 물가, 관세 영향 등에 대한 내부 논의를 가늠할 수 있다. 매파적 점도표와 기자회견에도 이후 주요 연준 이사들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통화정책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연준 내 몇몇 주요 인사가 최근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제기한 만큼 6월 FOMC에서 어떤 의견이 오갔을지 주목된다.
아울러 연준위원들이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시각도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충격이 물가와 성장 중 어디에 먼저 영향을 미칠지 아직 명확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 노동시장 지표가 혼재된 결과를 보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후 발표될 물가 지표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은 금리동결 전망 = 10일 예정된 한국 금통위에서는 5월 금리인하 이후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2.50%에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 대한 대출 규제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 역시 동결 기조를 유지하며 대내외 수요 흐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추가 금리 인하 시사 여부 또는 매파적 기조 강도에 관심이 모아진다.
호주와 뉴질랜드도 이번 주 금리를 결정한다. 호주중앙은행은 8일 지난 2월, 5월에 이어 추가 금리인하가 예상된다. 현재 기준금리는 3.85%다.
뉴질랜드는 작년 8월 이후 6차례 금리를 인하했으나 9일엔 현재 3.25%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
◆S&P500 기업·삼성전자 실적 발표 = 이번 주 미국에서는 S&P500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면서 실적 시즌이 시작된다. 평균 이익 증가율은 전년동기비 5.0%로 8개 분기 연속 증가가 예상된다. 하지만 증가 폭은 2023년 4분기 이후 최저치로 추정된다.
시장의 관심은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이다. 하반기에 관세 영향, 경기둔화 등으로 실적 하향을 전망할 경우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른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8일 발표되는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가 주요 이벤트다. 최근 반도체 수출 호조와 가격 사이클 회복 속에서 삼성전자의 업황 개선 여부에 따라 코스피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 전망치는 2분기 매출 76조6000억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 수준으로 지난 실적 대비 개선 기대감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코스피 약세…환율 소폭 상승 =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코앞에 두고 코스피 지수는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전거래일보다 9.50포인트(0.31%) 떨어진 3044.78로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9시 20분 기준 코스피는 1.41포인트(0.05%) 오른 3055.69에서 거래 중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23억원, 226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리고 있다. 반면 기관은 274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는 중이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는 2977억원 순매수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2.06포인트(0.27%) 내린 773.74에서 등락 중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65억원, 311억원 순매도, 개인은 631억원 순매수 중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 원달러환율은 달러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대비 소폭 상승 출발했다. 오전 9시 29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1.6원 오른 1363.9원을 나타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상 시한을 재차 유예한다면 달러화의 추가 약세가 예상되지만 주요 교역국에 대해 고율 관세율을 복원시킬 경우에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 강화로 달러화는 강세 반전할 가능성이 크다. KB국민은행 이민혁 연구원은 “관세 유예 연장이나 관세율 인하는 원화 강세로, 유예 만료나 관세율 인상은 원화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