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업계 ‘공룡’ 탄생 예고

2025-07-07 13:00:21 게재

국영거대조선 2곳 합병

세계 최대 조선기업인 국영 중국선박그룹(CSSC)의 핵심 조선 자회사 2곳의 합병안 심사가 통과돼 일본에 이어 중국도 조선업계 재편을 본격화 하고 있다.

5일 증권일보와 계면신문 등 중국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CSSC 산하 중국선박공업주식유한회사(이하 중국선박)는 전날 공시를 통해 중국선박중공주식유한회사(이하 중국중공)를 흡수합병이 상하이증권거래소 인수합병심의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합병이 완료되면 A주 상장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흡수합병 거래가 될 전망이다. 세계 선박 시장이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잇따르자, 중국 조선사들이 더 이상 합병 시기를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이에 국내 조선업계도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한국 조선산업이 강점을 지닌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98년 설립된 중국선박은 군용, 민간의 조선 수리 해양공정 등의 사업을 하고 있으며 산하에는 장난조선, 와이가오차오조선, 중촨청시, 광촨국제 등 4개 조선 기업이 있다. 중국중공은 다롄조선, 우창조선, 베이하이조선 등 3곳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이들 기업은 각각 154척, 102척의 선박 주문을 수주했는데, 전 세계 조선소가 체결한 물량의 약 17%에 해당한다.

이는 중국 정부 주도로 구조조정 차원에서 시작된 합병 작업의 중요한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합병은 중국선박이 신주를 발행해 기존 중국중공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신 합병안에 따르면 중국중공 주식 1주당 중국선박 주식 0.1339주를 교환할 수 있다.

앞으로 합병과 관련해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록 및 관련 법률·규정에 따른 추가 승인 등의 절차만이 남았다.

지난 4일 종가 기준으로 중국선박과 중국중공의 시가총액은 각각 1467억위안(약 27조9556억원)과 1056억위안(약 20조1241억원)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으로 존속 기업이 향후 자산 규모, 영업 수익, 선박 수주량 등에서 모두 세계 1위인 초대형 조선업 상장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이들 두 중국 조선사의 총자산(약 4000억 위안·75조 원 규모)은 국내 최대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약 20조 원)의 자산 규모를 네 배 가까이 웃돈다.이처럼 거대 조선사의 등장은 한국 조선업계에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덩치를 키워 대규모 생산체제를 구축하면 선박 건조 단가를 낮출 수 있고, 주요 고객인 해운사들과의 가격 협상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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