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아 박사, 도스토옙스키 4대 장편 단독 완역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한정판
책에 300번까지 고유 번호 부여
“이 책을 번역할 때, 도스토옙스키와 영혼의 합선이 왔습니다.”
도스토옙스키 4대 장편을 국내 최초로 단독 완역한 김정아 박사가 7일 서울 한 식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밝힌 소회다. 출판사 지식을만드는지식은 김 박사 번역으로 ‘죄와 벌’ ‘백치’ ‘악령’에 이어 도스토옙스키의 4대 장편 마지막 작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10일 출간한다.
이번에 출간되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고급 가죽 양장본으로 제작한 한정판 시리즈의 완결편으로 1번부터 300번까지 고유 번호가 부여됐다. 표지는 순수 가죽으로 제작됐으며 24K 금박과 금장, 수작업 제본이 더해져 ‘100년을 두고 간직할 만한 명품 도서’를 표방한다. 가격은 35만원이다. 김 박사는 “1권씩 계약하고 싶었지만, 출판사는 4권을 단숨에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며 10년에 걸친 대장정의 시작을 회고했다.
그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번역하며 단어 하나하나에서 도스토옙스키의 의도를 느꼈다”며 “어떤 문장은 번역 중 하염없이 울어 병원에서 ‘4주간 울지 말라’는 처방까지 받았다”고 털어놨다. 김 박사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도스토옙스키가 가장 아름다운 인간을 창조하고자 시도한 마지막 작품”이라며 “도스토옙스키는 선생님이자 인생의 나침반”이라고 덧붙였다.
도스토옙스키의 4대 장편을 1명이 번역하는 것은 도스토옙스키의 사상과 문체가 일관되게 살아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문학 전문가이자 슬라브 문학 박사인 김 박사는 단순한 언어의 옮김을 넘어 도스토옙스키의 생애를 들여다보며 작품의 철학과 맥락을 깊이 있게 해석하고자 했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번역돼 독자들이 읽기 쉬운 것도 장점이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