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경기 회복 가능성 낮아…공격적 구조조정 돌입

2025-07-08 13:00:04 게재

채권자들 막대한 손실 직면

“부동산 붐 끝나가는 시점”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부실 부동산 개발회사가 생존을 위해 보다 공격적인 부채 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채권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7일 중국 차이신글로벌은 지난 1월 수낙 차이나 홀딩스가 154억위안(한화 약2조95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절반 이상 감축하는 국내 구조조정 계획을 시작한 후 이 방식이 다른 기업들의 선례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급진적인 부채 구조조정 전략이 수년간 이어진 중국 부동산 위기에 위험한 새로운 장을 열었다”면서 현 상황을 “중국의 부동산 붐이 끝나는 시점”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상황 변화로 인해 부동산 개발회사와 채권자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말 CIFI 홀딩스 그룹과 로건 그룹은 채권단의 반발로 국내 부채 구조조정 노력이 차질을 빚었다.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회사 중 절반 이상이 채무 불이행에 빠졌고, 부동산 부문 전체에 걸쳐 있는 채권 총액은 수십조위안에 달해, 협상은 중국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둘러싼 줄다리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 채권 신용 분석가는 “2025년까지 모든 부동산 개발회사는 구조조정과 부채 감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판매만으로 부채를 상환할 수 있다는 환상은 이제 끝났다”고 지적했다.

지난 3년 동안 부동산 개발회사들은 시장 반등을 기대하며 부채를 갚지 않고 ‘연장하고 가장하는’ 방식에 의존했다. 그러나 주택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재정은 악화됐다. 궈성증권에 따르면 2024년 주요 개발회사 168곳의 순손실은 3740억위안(약 71조원)에 달했다.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협상 테이블은 전쟁터가 됐다.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를 포함한 전문 채권자들은 더욱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분쟁의 핵심은 대부분의 구조조정 계획에 포함된 부채 스와프 방식으로 제공되는 자산의 가치 평가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한 사모펀드 투자자는 “부채 상쇄에 사용되는 자산은 사방에 널려 있다”면서 “그 가치는 불분명하고 종종 부풀려져 있다”고 말했다.

일부 개발회사들은 구조조정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때 지역 강자였던 진커 부동산 그룹은 1000억위안(약 19조원)이 넘는 부채를 처리하기 위해 법원 감독 하에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일부 채권자의 회수율은 10%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을 통한 합의든, 법원 명령이든 이러한 구조조정은 일시적인 유예 효과를 줄 뿐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2025년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규모는 2024년보다 5260억위안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면서, 2차 채무 불이행 위험은 더 커지고 있다.

쑤저우증권의 부동산 애널리스트 팡 청치는 “신용 쇼크 이후 개발회사들은 사업을 재건해야 한다”면서 “부동산 관리 및 컨설팅과 같은 보다 가벼운 사업 모델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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