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14개국에 예고한 국가별 상호관세가 8월 1일부터 부과되더라도 자동차(25%)와 철강 및 알루미늄(각 50%) 등에 부과되고 있는 품목별 관세 위에 추가로 중복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백악관 관계자가 확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한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것과 관련, 기자들이 국가별 상호관세가 기존의 품목별 관세에 별도로 추가되는 것인지 묻자 이 관계자는 “중복 부과는 없다(tariffs won't stack)”고 답했다.

한국의 경우 8월 1일부터 25%의 상호관세가 부과된다 하더라도 미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자동차는 ‘50%의 관세율’(25%의 품목별 관세+25%의 상호관세)이 적용되는 게 아니라, 지금과 같이 ‘25%’의 관세율을 적용받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8월 1일부터 양국산 모든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임을 밝히면서 “이 조치는 미국 내 모든 부문별 관세와는 별도로 적용된다”고 적었다.

아울러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일본과 한국 수출품에 부과되는 25% 관세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4월에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발표했던 10%의 ‘기본 관세’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상호관세 25%에 기본관세 10%가 추가되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가 서로간에 합산되지 않는다는 점은 한국, 일본 등 미국의 교역국에게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국은 상호관세와 자동차 및 철강 제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조치에서 면제를 받기 위해 노력해 왔다. 미국의 핵심 동맹인 한국은 미국에 철강을 수출하는 국가 중 네 번째로 큰 수출국이다.

한국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은 대미 무역에서 556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대비 25% 증가한 수치이자 사상 최대 규모다. 이러한 흑자 증가의 배경에는 자동차 수출의 확대가 있었다.

일본의 경우, 미국은 최대 수출대상국이다. 특히 자동차 관세가 일본 경제에 민감한 사안이다. 일본 경제가 대미 자동차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이 미국에 수출한 총 21조엔(약 1450억 달러) 규모의 상품 중, 자동차 부문이 약 28%를 차지했다.

일본의 수출은 8개월 만에 처음으로 5월에 감소했으며, 이는 도요타 등 대형 완성차 업체들이 고율 관세의 영향을 받은 결과로 분석된다. 5월 일본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24.7% 급감했으며, 자동차 부품 수출도 19% 감소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