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도 요양보호사 된다

2025-07-08 13:00:01 게재

서울시 7주 교육 과정 마련

수어·문자 활용해 수업 진행

앞으로 서울시에서는 청각장애인도 요양보호사가 될 수 있게 됐다.

시는 다음달 22일까지 7주 과정으로 청각장애인 요양보호사 양성과정을 시작한다고 8일 밝혔다. 40명이 대상이며 수강자 특성을 감안해 수어와 문자 통역이 동시에 제공된다. 교육 이수 후 있을 자격시험을 대비해 개념 정리, 문제분석, 기출문제 자료를 수어 영상으로 제작해 혼자서 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청각장애인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참여를 촉진하고 수어로만 의사소통이 가능한 청각장애 어르신 돌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교육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기획단계부터 청각장애인의 교육참여 의사, 희망 교육시간, 요양보호사 수요 파악 등 조사를 거쳤고 실제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는 청각장애인의 의견도 청취해 교육과정에 반영했다.

이론과 실기수업은 동대문·영등포 여성인력개발센터 2곳에서 진행되며 서울형 좋은돌봄인증기관과 연계해 현장 실습까지 이어지도록 했다. 좋은돌봄 인증은 노인 인권보호, 시설 안정성 및 재무 건전성 등 요건을 갖추고 있는 서울시장이 장기요양기관으로 인증하는 시설이다.

지난달 25일 열린 사전 교육에서 참가자들은 높은 관심을 보였다. 30대 여성 참가자는 “현재 계약직으로 고용이 불안정한 상태였는데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40대 남성 참가자는 “누군가를 돌보는 일이 쉽지 않겠지만 보람차고 의미있다고 생각돼 도전해 보기로 했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조은령 서울시 장애인자립지원과장은 “청각장애인 요양보호사 양성 과정을 시작으로 여러 기관과 협력해 장애인 취업 및 사회참여 기회의 폭을 더 넓혀줄 다양한 분야를 발굴,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자체들은 요양보호사 등 장애인 일자리 확충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안마사 파견 사업을 통해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에서 출장 안마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정한 교육을 이수한 발달장애인들이 노인요양시설에서 요양보호사 업무를 보조하는 자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시 관계자는 “자치구 수어 통역사들을 통해 파악한 결과 요양보호사 활동을 원하는 청각장애인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체계적 조사를 통해 더 많은 수요가 확인되면 교육과정 확대 등 지원을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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