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200% 구리 50% 반도체도

2025-07-09 13:00:02 게재

트럼프, 이르면 이달 말 품목관세 발표 … “국가별 상호관세, 추가 연장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회의실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반도체,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 부과 계획을 곧 발표하겠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이 서한으로 통보하고 있는 국가별 상호관세의 8월 1일 시행에 대해 “추가 연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주재한 내각 회의에서 취재진에 “우리는 의약품, 반도체, 몇몇 다른 분야에 대해 발표할 것이다. 큰 것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관세율이나 발표 시기, 관세 부과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 관세와 관련, “우리는 매우 곧 의약품에 대한 무엇인가를 발표할 것이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미국으로) 들어올 시간을 1년이나 1년 반 정도 줄 것이다. 그리고 이후에는 그들이 의약품이나 다른 것들을 나라(미국)로 가져오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매우 높은 관세율, 200% 정도가 부과될 것”이라고 했다.

외국에 있는 제약사들이 미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1년에서 1년 반 정도 제공하되 그 이후에는 고율의 관세 폭탄을 안기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관계를 유지하길 원하지만, 어느 경우든 그들은 우리가 그들을 대하는 것보다 우리를 훨씬 나쁘게 대해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이날 미국으로 수입되는 구리에 대한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면서 관세율은 50%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 직후 미국 내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들이 전했다. 전선, 모터 등 전기 부문 핵심 소재인 구리의 선물 계약 가격은 하루 만에 13% 급등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1968년 이후 기록된 최대 일일 상승폭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반도체, 의약품, 구리 수입품이 미국 안보를 위해할 위험이 있는지 조사를 진행해왔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관세 등 적절한 조치를 통해 수입을 제한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한다.

상무부 장관이 특정 품목의 수입이 안보를 저해할 위험이 있는지 조사한 뒤 그 위험을 어떻게 완화할지를 권고하는 보고서를 작성해 대통령에 제출하고, 이후 대통령은 90일 이내로 상무부 장관의 결론에 동의하는지, 장관이 권고한 수입 규제 등의 조치를 이행할지 결정해야 한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이날 내각 회의 후에 CNBC와 한 인터뷰에서 “구리는 (조사가) 끝났다. 우리는 조사를 마쳤고 조사 결과를 대통령에게 넘겼다”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구리 관세를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에서 발표하고 관련 포고문에 서명할 계획이라면서 구리 관세는 7월 말이나 8월 1일에 발효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의약품과 반도체의 경우 이달 말까지 조사를 완료할 계획이라면서 “그러면 대통령이 자기의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은 내각 회의에서 당신(기업들)이 (미국에서) 만들 시간을 1년 반, 어쩌면 심지어 2년을 주고, 그 이후에는 관세가 훨씬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세부 사항은 이달 말에 나올 것이며 대통령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트닉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14개 교역국에 관세 서한을 보낸 데 이어서 향후 이틀간 15~20개 교역국에도 서한을 보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국가별 관세에 대해 추가 연장은 없을 것”이라며 “앞서 말했듯이 8월 1일 마감 시한에 대해 100%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지금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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