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고객사 코어위브 9조원대 M&A

2025-07-09 13:00:03 게재

코어사이언티픽 인수

AI 데이터센터 육성

임대료 13조원 절감 효과

지난 3월 28일(현지시간) 코어위브의 설립자이자 CEO인 마이클 인트라토가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에서 기업공개(IPO)를 발표하면서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코어위브(CoreWeave)가 경쟁사 코어사이언티픽(Core Scientific)을 주식 교환 방식으로 약 90억달러(약 12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인수는 고비용 장기 임대계약 구조를 해소하고 고성능 컴퓨팅 시장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뉴저지에 본사를 둔 코어위브는 8일(현지시간) 코어사이언티픽 인수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두 회사는 모두 과거 비트코인 채굴업체로 출발했지만 최근 AI 시장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한 공통점이 있다. 이번 거래는 코어위브의 주가 급등세를 활용한 전량 주식교환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코어사이언티픽 주주들은 통합법인의 지분 중 10% 미만을 보유하게 된다.

코어위브는 이번 계약으로 코어사이언티픽 지분 가치를 약 90억달러로 평가했으며, 이는 지난해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며 거부당한 인수 제안보다 높은 수준이다. 당시 인수 무산 이후에도 코어위브는 코어사이언티픽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장기 임대계약을 체결, 해당 회사의 고성능 데이터센터를 임대해 자사 고객의 AI 수요를 감당해왔다.

코어위브 마이클 인트라토 CEO는 “코어사이언티픽의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직접 소유하게 되면서 운영 효율성과 향후 확장 안정성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수 소식이 전해진 당일, 코어사이언티픽 주가는 장중 한때 20% 급락했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이 인수설을 보도한 후 기대감에 급등했던 반작용으로 보인다. 코어위브 주가도 이날 5% 가까이 하락했다.

계약 조건에 따르면 코어사이언티픽 주주는 거래 성사 시 코어위브 신주 0.1235주를 받게 된다. 이는 고정된 교환 비율로, 향후 코어위브 주가 하락 시 코어사이언티픽 주주의 수익률이 희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 요인이 된다.

이에 대해 미국 투자은행 캔터는 “코어사이언티픽의 사상 최고가 대비 약 10% 수준의 프리미엄에 불과하다”며 “거래 배수도 낮고 인수 가격이 실망스럽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 GPU 대량 구매로 주목받은 코어위브는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이자 지분 투자사로도 알려져 있다. 엔비디아로부터 고성능 그래픽칩을 구매해 이를 주요 빅테크 기업에 임대하는 사업 모델이다. 올해 3월 상장 당시에는 높은 부채와 복잡한 재무 구조에 대한 우려로 시장 반응이 미온적이었지만, 이후 주가는 약 300% 급등해 현재 시가총액은 750억달러에 달한다.

이번 인수는 과거 코어사이언티픽과 맺은 고비용 장기 임대계약 구조를 해소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코어위브는 “총 100억달러(약 13조7000억원)의 임대료 부담이 사라지게 된다”며 “2027년까지 연간 5억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암호화폐 채굴업체로 출발한 두 회사는 GPU 기반 AI 수요에 대응하며 데이터센터 활용도를 높여왔고, 코어위브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채굴 사업과의 결별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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